[역사속 오늘리뷰] 3월 17일 노래방 새우깡 쥐머리 사건
[역사속 오늘리뷰] 3월 17일 노래방 새우깡 쥐머리 사건
  • 어기선 기자
  • 승인 2022.03.17 08: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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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2008년 3월 17일은 주식회사 농심에서 만든 ‘노래방 새우깡’에서 생쥐 사체 일부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나와서 나라가 발칵 뒤집어졌다.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충청북도 청원의 한 상점에서 판매된 노래방용 새우깡에서 생쥐의 사체 일부로 추정되는 물질이 발견되면서 조사에 나섰다고 2008년 3월 17일 밝혔다. 또한 제품이 만들어진 농심 부산 공장에 대한 조사 결과 중국 현지의 농심 공장에서 생산된 반제품 제조 과정이나 포장과정에서 이물질이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쥐우깡·쥐머리깡 비난 쏟아져

식약청(현재 식약처)이 이같이 발표를 하자 누리꾼들은 “쥐우깡” 또는 “쥐머리깡”이라고 해야 한다는 비난과 함께 중국에서 제조된 것은 역시 문제가 있다면서 중국 혐오 정서도 일어났다. 무엇보다 쥐머리 사체만 발견된 것에 대해 “쥐 몸통은 어디에 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당시 해외에서도 이 문제를 다뤘다. 영국 타블로이드 ‘더 선’과 ‘메트로’ 등에서는 사진과 함께 해당 사건을 보도했다. ‘더 선’은 ‘생쥐는 역겨운 스낵’(Rat's a revolting snack)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국에서 가장 대중적인 과자”라고 새우깡을 소개했다. ‘메트로’는 ‘오늘의 엽기 사진’(WEIRD PICTURE OF THE DAY)이라면서 사진을 게재했다. 그러면서 “지금 과자를 먹고 싶다면 이 사진을 보라. 과자 봉지를 향하던 당신의 손을 멈추게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태국 영자신문 ‘네이션멀티미디어’(nationmultimedia.com)는 “기름에 튀겨진 털뭉치가 발견됐다”면서 “이 사건으로 한국 최대의 식품업체가 소비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변도윤 여성부 장관 “생쥐 튀겨 먹으면 몸에 좋아”

당시 변도윤 여성부 장관은 3월 22일 여성부 업무보고에 앞서 무교동 여성부 청사 소회의실에서 당시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업무보고 관계자들과 티타임을 가졌다. 이때 이명박 대통령은 “생쥐머리... 그게 어떻게 들어갈 수 있지”라고 우려를 표하자 변 장관은 “과거 노동부에 민원이 들어왔는데 몸이 안 좋은 한 직원이 생쥐를 튀겨서 먹으면 몸에 좋다고 해서… 그런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명박 대통령이 몹시 당황하면서 “쥐머리는 보기가 그런데… (참치 캔에) 칼도 들어갔다고 하니까”라면서 화제를 전환했다. 그러자 야당인 통합민주당에서는 맹비난이 이어졌다. 당시 유은혜 부대변인(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논평을 통해 “그런 혐오스런 농담을 하면서 차와 떡이 몸에 넘어갔느냐”고 맹비난했다.

결국 혼입 경위는 미궁 속으로

이같은 논란 속에서 식약청(식약처)는 이물질이 혼입된 경로를 조사했다. 그리고 4월 10일 그 결과를 발표했는데 중국 청도공장의 제조공정에 위생상 문제점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이다. 식약청에 따르면 새우깡은 압축절단, 건조, 이물선별 및 포장의 순서로 제조된다. 우선 압축단계에서 새우깡 반죽은 일정 두께와 폭으로 만들기 위해 위에서 누르는 압력을 받게 되는데, 만약 생쥐가 혼입됐다면 압출돼 심하게 훼손되므로 당시 발견된 것과 같은 모양의 이물이 발견될 수 없다고 식약청은 설명했다. 또 5㎜ 간격으로 홈이 파져 있는 압축절단기(Ring Cutter)를 사용해 눌러진 반죽을 새우깡 반제품 모양(5㎜×38㎜)으로 절단하기 때문에 쥐가 혼입됐다면 새우깡 반제품 형태로 절단돼 생쥐머리 형태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공정상의 문제점을 찾을 수 없었다는 것이 식약청의 설명이다. 중국 공장에서의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으면서 이물 혼입 경로를 밝혀내지 못했다. 그 이후 1년 만에 노래방 새우깡의 매출은 회복됐고, 2022년 현재에도 여전히 국민적 사랑을 받는 과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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