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설립 그리고 포니 개발
현대자동차는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야심작이었고, 정세영 전 HDC그룹 명예회장의 피땀이 담긴 회사이기도 하다. 현대자동차는 1967년 설립되고 정세영 전 회장이 사장을 맡았다. 당시 포드와 기술제휴를 했고, 이에 생산한 자동차가 코티나였다. 하지만 곧바로 포드와의 기술제휴를 청산하고 미쓰비시로부터 기술제휴를 받은 후에 나온 첫 작품이 바로 ‘포니’다. 포니는 ‘대한민국 최초인 고유모델’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1975년부터 1990년까지 15년간 생산할 정도로 사랑 받은 모델이다. 포니의 성공은 현대자동차를 상용차 부문에서 우뚝 설 수 있게 만들었다. 이에 1990년대 완전 독자개발 모델인 엑센트를 출시할 정도가 됐다. 포니 후속모델은 포니2, 포니 엑셀, 엑셀, 엑센트로 이어졌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포니라는 이름으로 계속 이어갔다. 한편, 포니는 ‘조랑말’이라는 뜻으로 조랑말처럼 달리라는 의미가 담겨있다.포니정, 하지만 현대차의 운명은
포니를 개발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사람은 정세영 당시 현대차 사장이었다. 정 사장은 포니를 1976년 에콰도르에 최초로 수출하게 했다. 이로써 현대자동차는 세계에서 16번째, 아시아에서 일본에 이어 2번째로 고유 자동차 모델을 개발, 출시하는 사례가 됐다. 이때부터 정세영 사장은 ‘포니정’이라는 별명을 얻게 된다. 하지만 이때부터 탈모가 됐다는 이야기가 있다. 1987년부터 1996년까지 현대그룹 회장 겸 현대자동차 회장을 지냈다. 그만큼 현대차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당시 정주영 회장이 정계에 진출하면서 그룹 회장직에 올랐다. 1992년 대선 결과에 따라 정주영 명예회장을 대신해 당시 당선인 신분이었던 김영삼 전 대통령을 찾아가 용서를 구했다는 일화가 있다. 그리고 아들 정몽규 현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을 현대자동차 회장을 물려주고 현대자동차 명예회장이 된다. 정세영 회장은 현대자동차 개인 주주 중에 가장 많은 지분을 차지하고 있었고, 30년간 현대차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쏟아 부었다.현대차 지키려고 했지만 정주영 말 한 마디에
정세영 회장은 현대차를 끝까지 지키고 싶어했다. 이런 이유로 현대차가 덩치가 커지면 자신에게 경영권이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고 해서 기아차를 인수하지 않으려고 했다. 하지만 1998년 12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초대회장이 회장으로 취임하고 정몽규 회장은 부회장으로 밀려난다. 이에 정세영 회장은 우호 지분을 끌어 모아 주주총회에서 정몽구 측 인사들의 이사 선임을 저지하려고 했다. 하지만 정주영 회장이 정세영 회장에게 “몽구가 장자인데 몽구에게 자동차를 넘겨주는 게 잘못 됐나”고 했다고 정세영 회장의 자서전에 나온다. 이에 “형님이 현대산업개발을 주신 것만으로도 고맙게 생각한다”고 인터뷰를 했다. 결국 1999년 3월 5일 기자회견을 통해 정몽구의 현대산업개발 지분과 정세영-정몽규 부자의 현대자동차 지분을 맞바꾸기로 하고 하면서 32년 만에 자동차 업계를 떠난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