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리뷰] 3월 30일 미국, 러시아로부터 알래스카 매입
[역사속 오늘리뷰] 3월 30일 미국, 러시아로부터 알래스카 매입
  • 어기선 기자
  • 승인 2022.03.30 0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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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1867년 3월 30일 미국 국무장관 윌리엄 슈어드의 명령으로 미국이 러시아 제국으로부터 러시아령 아메리카(알래스카)를 720만달러(현재 대략 2조원 정도 가치)에 매입했다. 당시 러시아 제국이 순전히 바보였기 때문에 이런 거래를 한 것이 아니라 러시아도 알래스카에 자원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은 했지만 지정학적, 세력적인 이유로 인해 어차피 미국에 빼앗길 땅이라면 돈을 받고 팔아버리자는 계산을 한 것이다. 미국은 루이지애나 구입과 비슷하게 알래스카 구입으로 돈방석에 앉게 됐다. 그만큼 알래스카는 자원이 풍부한 땅이기 때문이다.

관리가 어려운 땅

크림전쟁 기간 러시아는 캄차카 반도에서 영국과 두 번의 전쟁을 벌여야 했다. 영국 식민지인 캐나다와 국경을 접한 알래스카까지 방비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모스크바에서 거리가 멀어도 너무 멀었기 때문이다. 러시아로서는 적국인 영국에게 알래스카를 빼앗길 위기에 봉착하게 됐다. 그러자 머리를 쓴 것이 영국에게 빼앗길 바에는 영국의 식민지배에 있었던 그리고 영국과 적대적인 미국에게 파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캐나다는 영국령이었고, 영국은 러시아와 전쟁 중이었기 때문에 영국은 캐나다를 통해 알래스카를 노릴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문제는 러시아가 알래스카까지 군대를 보내기에는 거리가 너무 멀었다. 러시아로서는 미국에 알래스카를 팔아치우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었다. 알래스카를 미국에 팔면서 캐나다와 러시아 사이에 미국이라는 중간지대를 만든 것이다. 물론 이것이 훗날 냉전 시대에서는 러시아로서는 미국의 미사일이 러시아 안방을 향하게 되는 꼴이 됐다. 미국이 알래스카를 구입했다는 소식이 영국에 들리면서 영국은 대노했다. 미국은 알래스카 지역을 중심으로 영토를 더욱 확장해갔고, 영국령 캐나다는 태평양 연안을 모조리 상실할 위기에 놓이게 됐다. 영국으로서는 태평양으로 나아가야 하는 통로가 막히게 되는 것이다. 이에 1903년 미국과 협정을 맺게 되면서 오늘날 국경선이 됐다.

황무지를 비싼 값에

미국이 알래스카를 구입했다는 소식은 미국 국민들로 하여금 분노를 사게 만들었다. 당시 언론은 “온통 얼어붙은 황무지를 뭐 그리 비싼 값에 샀냐”는 반대가 많았다. 미국 언론에서는 인구를 채울 수 없는 영토의 부담을 안았다는 비판과 인디언 원주민들을 다스리기도 벅차다면서 매입 비용 높고, 행정 비용 들어가고, 민간과 군사비용이 점점 많이 계속 들 것이라는 논조를 써내려갔다. 더욱이 알래스카는 영토가 미국 본토와 떨어져 있다면서 ‘악행이 일어났다’고 표현했다. 그 땅은 털짐승 밖에 없다는 표현도 했다. 물론 오늘날의 입장에서 보면 알래스카 구입은 신의 한수였다는 평가이지만 당시에는 미국이 쓸데없는 짓을 했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알래스카를 구입한 이유는 러시아와의 관계 때문이다. 아메리카에서 러시아 세력을 몰아내는 것은 물론 영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다. 알래스카를 구입함으로써 미국은 남쪽에서 그리고 서쪽에서 영국령 캐나다를 노릴 수 있게 됐고, 영국 입장에서는 양쪽에서 견제가 들어오는 것이기 때문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다. 어쨌든 결과론적으로 미국은 무궁무진한 자원이 있는 땅을 얻은 것이고, 냉전 시대 때에는 소련을 견제하는 땅이 되기도 했다. 군사기지와 채굴시설 등으로 알래스카는 부유한 땅이 되는 동시에 군사적으로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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