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는 엄기영 전 MBC 사장의 단골 멘트인데 해당 사고가 발생했을 때에도 해당 멘트를 했다. 1995년 대구광역시 달서구 상인동 상인네거리에 들어설 대구백화점 상인점 지반 공사중 인부의 실수로 가스관이 파손됐다. 누출된 가스가 하수관을 통해 대구 지하철 1호선 상인역 공사장으로 유입됐고, 한동안 괴어 있다가 폭발을 일으켰다. 폭발 후 50m에 달하는 불기둥이 솟아올랐고, 건설현장이 무너졌다. 해당 폭발사고로 사망 101명, 부상 202명 등 300여명의 사상자가 났으며 차량 150대 이상 건물 80여채가 파손됐다. 사고 발생 시각이 등교 시간이기 때문에 사상자 중에는 학생들이 많이 있어 안타깝게 했다. 특히 영남중학교 학생들의 피해가 컸다. 사망자 101명 중 43명이 영남중학교 학생들이었다. 다만 해당 사고가 발생하자 의인들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용선씨는 사고 현장으로 달려가 5명의 목숨을 구했지만 안타깝게 사망을 했고, 버스기사 임해남씨는 8명의 시민을 구했다. 또한 2천여명의 대구 시민이 헌혈을 했으며 전국 각지에서 40억원의 성금이 모여졌다.GIS 일반화 계기로
사실 그 이전까지 지하 공사를 하면 배관을 건드리는 것이 일쑤였다. 이런 이유로 도심 공사현장 중에 물기둥이 쏟아오르는 것은 다반사였다. 하지만 이날 건드린 것이 하필 가스관이었다. 그것은 도심 지하에 어떤 배관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은 우리나라에서는 GIS(지리정보시스템)이 일반화됐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도시 시청에서는 지하 내에 파이프나 전선 등이 어떤 위치에 어떤 식으로 배치가 돼있는지 제대로 간파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이유로 GIS 구축이 빠르게 이뤄졌다. 지금은 지하 공사를 할 때 GIS를 활용했지만 그때 당시에는 땅에 무엇이 묻혀 있는지 모르는 상태였기 때문에 무조건 파고 보자는 식이었다. 물론 설계도가 있었지만 그것은 소용이 없었다. GIS가 빠르게 도입되면서 지하 공사 현장에서의 사고 횟수가 줄어들었다. 하지만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었다.김영삼 정권 타격
해당 사고를 계기로 김영삼 정부는 상당한 타격을 받았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부산·경남을 배경으로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대구·경북 홀대론이 강하게 일어났다. 이런 가운데 해당 사고가 발생하면서 김영삼 정부에 대한 대구·경북 민심은 차갑게 돌아섰다. 그 이전까지만 해도 운동권 학생들의 반정부 시위에 대해 비판을 가했던 대구 민심이었지만 운동권 학생들의 김영삼 정부 비판 시위에 동조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그해 6월 치러진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민주자유당 조해녕 후보가 4위로 낙선하고 무소속 문희갑 후보가 대구광역시장으로 당선되는 등 파란을 일으켰다. 또한 이듬해인 1996년 치러진 15대 총선에서 대구광역시에서는 자유민주연합이 압승을 거뒀다. 그렇게 압승을 거둔 자유민주연합은 그 이듬해인 1997년 DJP연합을 만들었고, 결국 DJP 연합 정권을 탄생시키게 했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