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경제리뷰] 커피
[역사속 경제리뷰] 커피
  • 어기선 기자
  • 승인 2022.05.11 13: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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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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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스타벅스 코리아가 커피찌꺼기가 순환자원으로 인정되는 올해를 커피찌꺼기 업사이클링의 원년으로 삼고 2027년까지 재활용률 100%까지 높여 나가는 지속가능 경영을 강화한다고 11일 밝혔다. 커피찌꺼기는 그간 생활폐기물로 취급되어 일반적으로 종량제 봉투에 담아 배출해야 하고 재활용에 많은 제약이 있었다. 하지만 지난 3월 15일부터 커피찌꺼기가 순환자원으로 인정되면서 폐기물에서 제외될 수 있음에 따라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이에 스타벅스가 커피찌꺼기에 대한 재활용 의지를 보이면서 다른 커피업체들도 재활용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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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의 음식 ‘커피

커피는 에티오피아 고원에서 양을 치던 젊은 목동 ‘칼디’에 의해 발견됐다는 이야기가 있다. 목동 칼디가 하루는 양 몇 마리가 이상한 열매를 먹고 잠도 안자고 밤새 뛰어노는 것을 보고 신기해서 먹어보았는데 기분이 좋아지면서 잠이 오지 않았다고 한다. 에티오피아는 서기 500~1000년경부터 커피를 ‘먹었다’. 먹었다고 표현한 이유는 원두를 볶고 빻아서 빵에 발라 먹었기 때문이다. 원두를 볶아 먹게 된 것에는 전설로 내려오는 이야기가 있다. 앞서 목동 칼디가 에티오피아 정교회 수도원의 수도자들에게 커피를 소개하면서 양들이 밤새도록 뛰어놀았다고 말했다. 그러자 수도자들은 해당 열매가 악마의 것일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불속으로 던졌는데 향기가 수도원을 퍼져 나갔고, 수도사들은 향기에 흠뻑 취하면서 그때부터 커피를 볶아 먹기 시작했다. 이후 에티오피아에서 홍해를 건너 예멘에 전파가 됐는데 예멘 수도승이라고 할 수 있는 ‘수피’들은 졸음 방지 목적으로 커피를 섭취했다. 예멘은 이슬람교를 믿었는데 이슬람 율법학자인 무프티 자말 앗 딘 무함마드 알 자부하니가 커피를 할랄로 결론을 내리면서 공인됐다. 15세기 말엽 이슬람 성지 메카로 커피가 전파되면서 예배 때 졸음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커피를 음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이슬람 유목민들이 밤에 이동하기 위해 졸음을 깨야 했고, 그러다보니 커피를 음용했다. 따라서 이슬람교를 중심으로 커피가 급속도로 전파되기 시작했고, 이슬람 사원 주변에 카흐베하네(kahvehane) 즉 커피하우스가 생기기 시작했다. 카흐베하네(kahvehane)가 생기면서 반체제 세력의 회동 장소가 될 것을 우려하면서 커피 금지령이 내려지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사람들이 커피를 마시게 되면 대화가 있고, 정보 교류가 있으면서 그에 따라 반체제 움직임이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슬람 신도들이 커피를 애호하면서 결국 커피에 대한 탄압보다는 카흐베하네(kahvehane)에 대한 탄압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오스만제국을 중심으로 커피 문화가 빠르게 전파됐다.

유럽으로 전파

이슬람권에서 커피가 널리 사랑받으면서 이슬람교도들은 유럽인들과 싸울 때에도 전쟁터에 커피나무를 가지고 와 심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유럽인들도 커피라는 존재를 인지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교도인 이슬람 신도들이 마시는 음료이기 때문에 초반에는 나쁘게 인식했다. 이런 이유로 ‘야만인의 음료’ 혹은 ‘악마의 유혹’이라고 불렀다. 즉, 커피는 이교도가 유럽에 빠르게 전파되게 만드는 매개체라는 인식이 강했다. 이런 이유로 커피를 마시지 말라고 권장했지만 한번 맛본 유럽인들은 빠르게 커피에 매료되기 시작했다. 전설에 의하면 1600년 교황 클레멘스 8세의 주변 사람들이 교황에게 커피를 금지시킬 것을 요청했지만 교황이 “이 사탄의 음료를 이교도들만 마시게 놔둘 수 없다”면서 커피를 축복했다고 한다. 하지만 사실인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어쨌든 1600년대부터 커피는 빠르게 유럽으로 확산됐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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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대신 커피

유럽이 커피에 빠지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술 대신 커피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유럽은 현재도 과거에도 ‘수질(水質)’이 좋지 않다. 유럽의 물은 ‘석회수’이기 때문에 마시기 적합하지 않다. 이런 이유로 오히려 ‘술’을 마시라는 권유가 있을 정도다. 유럽을 중심으로 맥주가 발달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문제는 ‘술’을 시도 때도 없이 마시다보니 ‘취해’ 산다는 것이다. 그런 술을 대체할 음료가 나타난 것이다. 그것은 바로 ‘커피’였다. 실제로 현대의 일부 학자들은 커피가 근대 계몽주의를 일깨우게 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중세시대 계속해서 술에 취해 살았던 유럽인들이 커피로 인해 술에서 해방되면서 그때부터 ‘사고(思考问题)’를 하기 시작했고, 그것이 계몽주의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유럽에서 빠르게 커피하우스인 카페가 늘어나기 시작했고, 정치적·학문적 의견을 교류하는 장소가 됐다. 영국 토리당이나 휘그당 등 정당들 역시 카페를 중심으로 지지자들을 규합하면서 영국의 권력 중심으로 급부상할 수 있었다. 파리지앵들 역시 마찬가지였고, 이것이 프랑스 대혁명으로도 이어지게 됐다. 계몽주의 사상이 카페를 중심으로 빠르게 전파됐고, 그것이 프랑스 대혁명을 이끌게 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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