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경제리뷰] 먹는 ‘김’ 어떻게 효자 수출 상품이 됐나
[역사속 경제리뷰] 먹는 ‘김’ 어떻게 효자 수출 상품이 됐나
  • 어기선 기자
  • 승인 2022.05.18 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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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먹는 ‘김’은 효자 수출 상품이다. 지난해 기준 3만톤이며 6억 9천만달러의 수출을 기록했다. 최근 12년간 김 수출액은 연평균 19.7%, 수출물량은 연평균 10.8%로 지속적인 증가를 보였다. 이로 인해 ‘바다의 반도체’라는 말이 나온다. 김 수출국은 64개국에서 총 114개국으로 늘어났으며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의 수출이 66%를 차지한다.

‘김’ 이름은 조선시대 인조에서 유래

‘김’이라는 이름은 조선시대 인조 때에 있었다. 물론 김을 먹기 시작한 것은 삼국시대부터이다. 삼국유사에 기록된 내용에 따르면 김을 한문으로 해의(海衣) 또는 해태(海苔)라고 불렀다. 명나라에서 출간한 ‘본초강목’에서는 신라의 깊은 바다 속에 채취하는 것이라는 기록이 있다. 1424년 경상도지리지에서는 ‘약 260년 전 한 할머니가 섬진강 하구에서 패류(貝類)를 채취하고 있던 중 김이 많이 착생(着生)한 나무토막이 떠내려 오는 것을 발견하고 거기에 붙어 있는 김을 뜯어 먹어 본 즉 매우 맛이 좋아서 그후 죽목(竹木材)을 수중에 세워 인공적으로 김을 착생시킨 데서 비롯되었다’고 기록돼있다. 고려말 대학자 이색은 강릉절도사에서 보낸 ‘시’는 ‘해의’를 받고 감사의 뜻으로 보낸 시이다. 그만큼 김을 먹은 것은 오래됐다. 하지만 ‘김’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은 1640년 인조 때이다. 병자호란 당시 의병장이었던 전남 광양 태인도의 김여익이 해변에 표류해온 참나무 가지에 김이 붙어 있는 것을 보고 양식하기 시작해서 그의 성(姓)을 좇아 ‘김’이라고 명명한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인조가 먹는 밥상에 ‘검은 종이’가 올라와서 인조가 신하들에게 “이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니 아무도 대답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누가 만들었냐고 하니 ‘김여익’이 만들었다고 해서 그의 성을 따라서 ‘김’이라고 부르라고 해서 부르게 됐다는 것이다.
영화 황해 한 장명.
영화 황해 한 장면.

한국산 잡초로 무시

‘김’을 먹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 그리고 중국뿐이었다. 서양사람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가장 경악했던 것이 검은 종이를 먹는 장면이었다. 이런 이유로 ‘검은 종이’ 혹은 한국산 잡초라고 불렀다. 그러면서 외면했던 것이 현실이다. 초반에 김을 수출했을 때 서양사람들은 왜 바다의 잡초를 먹냐면서 무시를 했고, 혐오식품에 올랐다. 조선시대인 1653년 제주도에 표류한 헨드릭 하멜 일행에게 제주관아에서는 음식으로 김을 대접했다. 그런데 네덜란드 인들은 나중에 검은 종이를 먹였다는 식으로 혐오식품으로 묘사했다.
SNL 코리아 한 장면.
SNL 코리아 한 장면.

한류 바람 타고

지난 2007년 한국산 김을 수입한 국가가 총 49개 국가에 불과했다. 그만큼 ‘김’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했다. 그러나 2017년 102개국으로 늘어났다. 현재는 대략 200여개국 나라가 한국산 ‘김’을 먹는다. 이처럼 ‘김’이 전세계에 인기를 얻은 것은 ‘한류’ 영향 때문이다. 영화나 드라마 혹은 가요 등을 통해 ‘김’이 세계인에게 소개되면서 어떤 음식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중 미국이 한국산 김의 소비 비중 상당수를 차지한다. 그렇게 된 이유는 단지 ‘한류’ 때문은 아니다. 지난 2011년 창고형 점포로 유명한 미국 코스트코는 PB상품으로 ‘김’을 선택했다. 그리고 ‘예맛식품’이라는 업체를 선정했다. 이에 2012년 기준 미국 내 543개 매장에 김이 들어가기 시작했고, 코스트코가 위치한 모든 국가에 김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즉, 코스트코를 중심으로 ‘김’이 판매되기 시작하면서 다른 대형마트들도 덩달아 ‘김’을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폭발적으로 김의 소비가 증가했다. 또 다른 사건은 2017년 국제식품규격위원회 CODEX가 우리나라가 제안한 ‘김 제품 규격안’을 표준 규격으로 채택한다. ‘김’을 생산하는 나라가 우리나라, 중국, 일본인데 그 중 표준 규격으로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김을 선정한 것이다. 전세계에 김 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또 다른 이유는 ‘웰빙 바람’이다. ‘김’이 갖고 있는 효능이 전세계적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대표적인 쌀 소비 국가이지만 서양은 쌀을 주식으로 하지 않는다. 따라서 밥에 김을 먹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서양 사람들은 ‘김’을 주로 스낵으로 취급한다. 특히 조미김은 소금으로 양념을 했기 때문에 짭쪼름한 맛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서양사람들의 스낵이라면 주로 감자튀김이나 과자 등인데 이것이 고칼로인데다 건강을 해치는 음식이다. 반면 ‘조미김’은 건강식이라는 인식이 박히게 되면서 서양사람들이 ‘김’의 매력에 매료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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