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통한 과거리뷰] 산업혁명 상징 ‘피시 앤 칩스’, 우크라로 줄폐업
[오늘 통한 과거리뷰] 산업혁명 상징 ‘피시 앤 칩스’, 우크라로 줄폐업
  • 어기선 기자
  • 승인 2022.05.18 12: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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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펙셀스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영국하면 떠오르는 것이 바로 ‘피시 앤 칩스(Fish and Chips)’다. 영화 ‘51번째 주’에서 영국을 방문한 사무엘 L. 잭슨에게 가이드가 피시 앤 칩스를 대접하면서 “영국에서 제일 맛있는 음식”이라고 소개하자 사무엘 잭슨이 “음식이 아니라 쓰레기로구만”하면서 차밖으로 던지는 장면이 있다. 영국은 음식이 맛없기로 유명한 나라이다. 오죽하면 영국 총리도 자국의 음식에 대해 비판적인 발언을 했을까.
그런 영국에서 피시 앤 칩스는 ‘자존심’과 같았다. 그리고 산업혁명과 제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도 피시 앤 칩스의 인기는 날로 높아졌지만 현재 우크라이나 사태 때문에 피시 앤 칩스가 사라질 위기에 놓이게 됐다.

피시 앤 칩스 식당 문 닫아

CNN비즈니스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주요 식재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영국 피시 앤 칩스 가게들이 경영 압박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앤드루 크룩 영국 생선튀김협회 회장은 “향후 9개월 내 약 1만개에 이르는 영국 피시앤칩스 식당 중 3분의 1이 문 닫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피시 앤 칩스 업계가 위기를 맞고 있는 이유는 생선을 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생선튀김용 대구살 등 흰살 생선의 40%가 러시아산이다. 또한 튀김용 해바라기씨유의 물량 50%는 우크라이나가 담당한다. 현 추세라면 피시 앤 칩스 음식은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영국의 대표적 음식이면서 자존심이었던 피시 앤 칩스가 사라질 위기에 봉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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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시대부터

피시 앤 칩스는 주로 대구살이나 광어살 혹은 도미살을 넓게 포를 떠서 두꺼운 튀임옷을 입혀 튀겨낸 후 두툼하게 썰어 튀긴 감자튀김과 식초 소스를 곁들여 먹는 영국 음식이다. 사실 생선을 튀겨 먹는 것은 여러 나라에 있었던 풍습이고, 감자튀김은 프랑스가 원조이다. 프랑스 지방에서 막대기처럼 썰어서 튀겨 먹는 풍습이 있기 때문이다. 로마 제국 때 올리브 나무를 대량으로 재배를 하면서 식용유를 쉽게 구하기 시작했다. 이런 이유로 로마 제국 때부터 생선을 튀겨 먹는 풍습을 갖고 있었는데 네로 황제 시절 유대인 박해가 있으면서 이탈리아 로마가 아닌 다른 지역으로 이주를 하기 시작했다. 유대인들이 포르투칼과 스페인 지역에 주로 이주를 했는데 대항해 시대 등으로 인해 자본이 해당 지역으로 몰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16세기 포르투칼과 스페인 지역에서 종교 박해가 일어났다. 그러면서 유대인들이 포르투칼과 스페인을 벗어나서 영국으로 이주를 하게 됐다. 그때 생선을 튀겨먹는 풍습이 전파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혁명 계기로 유행

아메리카 대륙이 발견되면서 ‘감자’가 영국에서 흔해졌다. 이런 이유로 생선살과 감자가 조합을 이루는 음식인 피시 앤 칩스가 탄생하게 됐다. 그런데 18세기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면직 공장의 부산물로 면실유가 나오게 됐다. 면화를 기계로 돌려서 실을 만들면 면화에서 기름이 나왔고, 해당 기름을 처분할 수 없기 때문에 면실유를 만들게 됐다. 또한 저인망 어업이 빠르게 전파되면서 생선이 대량으로 공급되게 됐다. 하지만 산업혁명 노동자들이 ‘신선한 생선’을 구하기 힘들었다. 이런 이유로 신선도가 떨어지는 싸구려 생산과 감자를 주목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해서 피시 앤 칩스가 탄생된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어쨌든 산업혁명 당시 노동자들이 값이 싸면서도 빠르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필요했고, 피시 앤 칩스가 그것을 대신해주면서 노점에서 판매를 하기 시작했다. 1900년 경에는 영국에 피시 앤 칩스 가게가 3만개 이상이었다고 한다. 그만큼 대중적 음식점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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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영국은 독일과 싸워야 했다. 그러다보니 식량 배급제를 실시할 수밖에 없었다. 식량배급제는 1939년부터 1954년까지 이어졌다. 식량 공급에 제한이 되면서 영국 국민들로서는 배불리 먹는 것이 소원이라는 이야기가 나돌았다. 식량배급제로 인해 수많은 식당들이 문을 닫았다. 그런데 식량배급제에 제한을 두지 않은 것이 있었는데 감자였다. 감자와 생선살로 만든 식당 즉 피시 앤 칩스 식당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윈스턴 처칠 역시 피시 앤 칩스를 평소 ‘The good companions(좋은 전우)’으로 칭했다. 제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들에게도 피시 앤 칩스를 제공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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