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가 오래된 건물에 세워진 ‘여성 전용 은행’
30대 주부 주로 이용
1967년 6월 13일자 매일경제 기사를 살펴보면 숙녀금고는 오직 여성들만이 이용할 수 있는 은행이라고 소개하면서 숙녀금고의 사명은 여성들의 재산에 대한 비밀을 안전하게 맡아두는데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기사에는 “여성들의 소유물인 귀금속, 돈, 그리고 부동산 등을 남몰래 간직, 보관해주기 위해 가장 안전지대로 알려지고 있는 이 숙녀금고는 상업은행 종로지점에 부설된지 12년이 넘었으나 아직 이렇다 할 업적을 남겨놓지 못했다”면서 “지금 숙녀금고는 단적으로 말해서 너무 귀족화되어 가는 경향이 많다는 것이 부녀자들의 공통된 견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숙녀금고는 남자들과는 거리가 멀다. 행여 남자손님이 호기심에 끌려 이곳을 찾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은행원 5명이 앉아 있는 숙녀금고는 항상 조용하고 분위기부터 여성적으로 친근감을 주고 있다. 업무처리는 3~4분 이내로 신속하게 끝낸다. 30대 여성들이 제일 많이 이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한 거래액은 소액정기예금이 가장 많았고, 대학생들의 출입 횟수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부녀자들의 재산 보호를 위해 많이 이용해줄 것을 당부하는 기사였다.미국에도 소개돼
숙녀금고를 이용하는 여성 중에는 은행 방문 사실을 감추기 위해 수표를 다른 은행에서 발행해다라고 요청하는 여성도 있었다. 당시 숙녀 금고를 이용하는 여성은 약 4~5백명 정도 됐다고 알려졌다. 그리고 숙녀금고는 서울에 이어 부산에서도 지점이 개설되면서 여성들의 은행 이용의 편리함을 더해갔다. 이런 특수성 때문에 미국 유명 금융 일간지인 ‘American Banker’지(誌)에서는 여성을 우대하는 특수한 금융 형태라고 보도했다. 국제 금융계에 별로 알려지지 않은 우리나라 입장에서 우리 금융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됐을 뿐만 아니라 전세계 최초 여성 전용 은행이라는 자부심을 갖게 하기 충분했다. 숙녀금고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우리은행 은행사박물관’을 방문하면 알 수 있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