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 꺼려했던 여성들의 수영복
당시 여성 수영복은 원피스 형태의 속바지와 치마 타임이거나 반팔과 반바티 타입으로 노출을 최대한 자제했다. 미국은 수영복의 ‘하의’ 길이가 일정 이하로 짧으면 벌금을 내야 했다. 미인대회에서도 반바지와 반팔의 수영복을 입는 것조차 노출이라면서 자제를 시켰다. 그만큼 여성의 노출에 대해 보수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던 시기였다. 비키니는 그해 5월 자크 앙이라는 디자니어넹 의해 먼저 발표된 ‘아톰(Atome)’이라는 수영복의 영향을 받았는데 그보다 노출도가 높았다. 아톰은 배꼼을 가린 형태의 수영복을 말한다.여성 해방의 상징
비키니가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브래지어 형태의 상의와 팬티 형태의 하의로 구성돼있다는 것 자체가 충격이었다. 다리를 훤히 드러내고, 배꼽을 드러내는 그런 형태의 수영복이란 상상을 초월했던 것이다. 이런 이유로 많은 나라에서 비키니 수영복은 해변과 공공장소에서 금지했다. 프랑스는 1949년, 독일은 1970년대까지 공공 수영장에서 비키니를 입는 것을 금지시켰다. 공산주의 국가들은 비키니를 자본주의적 퇴폐라는 비판을 받았다. 할리우드에서도 비키니 착용을 금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자 배우들과 모델들이 비키니를 입은 글래머 사진들을 선보이면서 인기를 누리기 시작했다. 1950년대에 에바 가드너, 리타 헤이워드, 라나 터너, 엘리자베스 테일러, 티나 루이즈, 마릴린 먼로, 에스터 윌리엄스, 베티 그레이블과 같은 할리우드 스타들이 비키니를 입고 찍은 사진들이 날개 돋힌 듯이 팔려나갔다. 1950년에는 브라질의 무용가인 이우비라 파강(Elvira Pagã)이 리우 카니발에서 황금 비키니를 입고 등장하면서 비키니와 관련된 전통이 시작됐다. 유럽에서는 브리지트 바르도가 17세 시절에 프랑스 영화 ‘마니나’(Manina, la fille sans voiles.1953년작)에서 비키니를 입었다. 1962년에 개봉된 영국의 제임스 본드 영화 ‘007 살인번호’에서 허니 라이더(Honey Rider) 역할을 맡은 우르줄라 안드레스는 ‘닥터 노 비키니’(Dr. No bikini)로 알려진 하얀색 비키니를 입었다. 그러면서 비키니는 전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수영복이 됐다.여성 성상품화 논란
한때 비키니는 여성 해방의 상징이었지만 현재로서 비키니는 여성 상품화 논란의 중심이 됐다. 각종 행사 등에서 비키니를 입고 나오는 장면이 있다고 하면 여성을 상품화했다면서 비판을 가하고 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비키니는 방송가에서 자제하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비키니 입은 여성 출연자에 대한 관심은 뜨거워지면서 SNS 등에서 상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유튜브 등에서도 비키니 입은 여성 출연자의 구독과 조회수가 높게 나온다. 현재에는 마이크로 비키니라는 이름으로 유두와 고간만을 겨우 가리는 수영복도 나왔으며, '주얼리비키니'라고 해서 보석을 이용해 정말 아슬아슬한 정도로 중요 부분을 가리는 사치품도 나왔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