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차 대전으로 경제대국으로
달러는 원래 16세기 보헤미아에서 사용한 은화를 일컫는 ‘단어’였다. 그런데 미국이 ‘달러’라는 단어를 자신의 화폐를 부르는 명칭으로 채택한 것이다. 사실 미국이 독립할 당시만 해도 영국의 GDP와 미국의 GDP는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리고 당시 기축통화는 ‘영국의 파운드’였다. 영국은 빅토리아 시대 당시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막강한 강대국의 지위를 유지하면서 파운드를 기축통화로 자랑했다. 하지만 1939년 달러가 파운드와 같이 기축통화가 됐고, 1944년 이후 유일한 기축통화가 됐다. 그것은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 때문이다. 20세기초까지만 해도 영국의 파운드는 금과 함께 사용하면서 기축통화로서의 역할을 해왔다. 그런데 1차 대전을 겪으면서 유럽은 초토화됐고, 전쟁에 많은 돈과 자원을 사용하면서 영국의 영향력이 약화됐다. 이로 인해 파운드의 기축통화 지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1930년대 대공황이 찾아오면서 무역과 외환 거래 규제가 확산되고, 환율이 불안정해지면서 사용할 금도 충분하지 않게 됐다. 또한 1939년 제2차 세계대전 발발은 유럽을 또 다시 초토화시키기 충분했다. 반면 미국은 유럽과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전쟁으로부터 직접적으로 피할 수 있게 됐다. 미국은 다른 나라에 전쟁 물자를 공급하면서 세계 최강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하게 된 것이다. 1차 대전과 2차 대전을 겪으면서 많은 유럽인들은 가장 안전한 곳이 미국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많은 금을 미국에 맡기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세계 최대 금 보유국이 됐다. 이에 미국은 제2차 대전이 끝나갈 무렵인 1944년 미국은 각국 나라의 대표에게 회의를 제안하게 된다.금 본위 체제
결국 미국 뉴햄프셔주 브레튼우즈라는 곳에서 회의를 열었는데 44개국 대표가 모여 세계 경제 체제를 논의로 했는데 기축통화를 무엇으로 할 것이냐는 논의였다. 기축통화가 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조건은 금과 화폐가 연결되는 것인데 화폐가 금의 가치를 항상 일정하게 반영해야 하고, 금은 화폐로, 화폐는 금으로 동일하게 바꿀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금본위제이다. 미국은 미국 달러가 기축통화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고, 영국은 'Bancor'라는 국제 표준 통화를 만들어 사용하자고 했는데 결국 미국의 승리로 돌아간다. 이에 브레튼우즈 체제가 출범하게 된다. 브레튼우즈 체제에서는 금 1온스(약 30g, 8돈)를 35달러로 정해놓고 달러를 가져오면 금으로 바꿔주는 것이었다. 브레튼우즈 체제는 전세계 경제가 빠르게 미국 중심으로 재편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달러가 곧 금값이고, '고정환율제'가 시행된 것이다. 환율을 고정하기 위해서는 나라마다 미국 달러를 충분히 비축해 둬야 했다.유럽의 빠른 성장
전쟁이 끝난 후 유럽과 일본은 빠르게 성장하게 됐다. 반면 미국은 6.25 전쟁 그리고 베트남 전쟁에 큰 비용을 쓰면서 경제 상황은 악화가 됐다. 그러다보니 달러를 찍어내야 하는데 그렇게 디면 금을 빚지게 되는 상황이다. 다른 나라에서 달러를 가져오면 금으로 바꿔줘야 하는 상황인데 계속해서 달러를 찍어 내다보니 미국이 보유한 금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런 모습을 본 다른 나라들은 빨리 달러를 금으로 바꿔가기 시작했고, 미국의 금의 양은 더욱 줄어들게 됐다. 이에 1971년 8월 15일 당시 닉슨 대통령은 달러를 가져와도 금으로 바꿔주지 않겠다고 선언을 하면서 금본위제는 막을 내리게 된다. 그러면서 전세계에서 혼란이 일어났고, 달러 가치는 하락하는 것은 물론 기축통화로서의 지위가 흔들렸다. 그러자 미국이 생각한 것이 바로 '석유'였다. 주요 산유국을 설득해서 달러로만 석유를 거래하도록 만들어 버린 것이다. 이것이 페트로달러 체제이다. 석유를 오로지 달러로만 거래할 수 있게 되면서 미국은 기축통화의 지위를 유지하게 된 것이다.기축통화국의 아이러니
그렇게 미국은 지금까지 기축통화국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기축통화국이 갖고 있는 아이러니가 있다. 기축통화국은 '달러'를 수출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달러를 다른 나라에 팔아 필요한 물건을 사는 구조가 된다. 즉, 수출이 수입을 넘을 수 없는 구조가 된다. 이런 이유로 무역수지는 계속 적자가 될 수밖에 없고, 화폐를 발행하면 빚은 불어나게 된다. 이런 상황 속에서 중국이라는 신흥국이 떠오르고 있고, 무역거래에 위안화, 유로화, 엔화 등 다양하게 사용하고 있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가상화폐도 등장하면서 과연 미국이 기축통화국 지위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