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합리한 상속제도, 장자상속
아무리 일해도 언제나 제자리
그렇다고 흥부가 무능력했느냐하면 그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흥부네는 수수깡 한뭉치를 베어다가 작은 말집 한 채를 지어 살았다. 오늘날로 이야기하자면 반지하나 고시원에서 생활한 셈이 된다. 문제는 흥부가 아예 놀고 있었냐 하면 그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흥부와 흥부 아내가 그야말로 엄청난 일을 계속했었다. 우선 흥부 아내는 방아 찧기, 술집의 술 거르기, 시궁발치의 오줌치기, 얼음이 풀릴 때면 나물캐기, 봄보리를 갈아 보리 놓기 등을 했다. 흥부 역시 이월 동풍에 가래질하기, 삼사월에 부침질 하기, 일등 전답의 무논 갈기, 이집 저집 돌아가며 이엉 엮기, 궃은 날에는 멍석 맺기 등 안 해본 일이 없다. 이를 품팔이라고 하는데 품삯ㅇ르 받고 남의 일을 해주는 것을 말한다. 흥부는 매를 맞아 30냥을 얻는 매품팔이까지 하게 됐다. 이런 품팔이를 해도 흥부는 계속 가난했고, 먹을 것을 먹지도 못했다. 그것은 오늘날로 이야기하면 최저임금도 안되는 아르바이트를 해서 생활을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역시 인생은 로또 한방
그런 흥부가 제비 다리를 고쳐주자 제비가 은혜를 갚는다고 박씨를 물어다 줬고, 흥부는 박씨를 심었다. 그리고 그해 가을 박이 열려서 이를 열어보니 각종 금은보화가 있었다. 오늘날로 이야기하면 ‘로또’를 맞았거나 암호화폐가 떡상을 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생은 한방이라는 것을 흥부전에서도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리고 놀부 역시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흥부전에는 조선시대 뿐만 아니라 현재의 경제적 상황도 함께 담겨져 있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