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통한 과거리뷰] 영화 쉬리
[오늘 통한 과거리뷰] 영화 쉬리
  • 어기선 기자
  • 승인 2022.09.14 1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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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쉬리 한 장면.
영화 쉬리 한 장면.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상인 에미상 시상식에서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면서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갔다. 앞서 제작진에게 돌아간 상까지, 비영어권 작품 최초 에미상 수상이라는 기록을 뛰어넘어 총 6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이처럼 K-영화와 드라마가 전세계를 강타하는데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다. 특히 영화계에서는 영화 ‘쉬리’가 갖는 의미가 상당히 크다.

한국영화는 쉬리 이전과 쉬리 이후로

한국영화는 쉬리 이전과 쉬리 이후로 나뉜다고 할 정도로 영화 쉬리가 갖는 우리나라 영화 역사에 갖는 의미가 상당히 크다. 1960년대 한국 영화는 부흥기를 맞이한다. 개봉한 영화들마다 대박을 치면서 그야말로 영화산업은 호황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1970년대 들어서면서 한국영화는 급속도로 침체기를 맞이한다. 할리우드 영화나 홍콩영화들이 좌석을 매진하는 동안 한국영화는 ‘시간 때우기’에 불과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였다. 그나마 스크린쿼터제 때문에 한국영화가 살아남았고, 저예산으로 영화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벗기기용 영화’ 혹은 ‘영화제 수상용’ 영화를 만들어냈다. 그러다보니 대중의 관심이 멀어졌다. 이런 이유로 관람객 100만을 넘기는 것이 어려운 시절이었다. 이렇게 된 이유는 1970년대 10월 유신 이후 영화에 대한 검열조치가 대폭 강화되면서 이른바 가위질을 했기 때문이다. 스크린쿼터제에 의해 한국영화는 극장가에서 상영을 했지만 이미 정부의 검열을 거친 영화들이었기 때문에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영화 쉬리 한 장면.
영화 쉬리 한 장면.

블록버스터 영화 탄생

그런데 1999년 영화 쉬리가 나온다. 국내에서 서울 관객 244만명, 전국 693만명이라는 어마무시한 흥행을 기록했다. 당시 최고 흥행 기록이 서편제인데 서울 관객 103만명이었고, 역대 최고 흥행작이었던 타이타닉은 서울 관객 226만명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영화 쉬리의 흥행은 그야말로 한국 영화의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시 제작진은 전국관객 100만을 넘기면 성공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6배의 관객을 불러모았다는 것은 엄청난 흥행이었다. 30억원을 투자해서 순이익으로 110억원을 벌어들였다는 것은 한국영화계에 새로운 희망을 보여준 것이다. 여기에 일본 수출을 비롯해 해외 수출도 성공적으로 해내면서 한국영화도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었다. 사실 1990년대 중반부터 한국영화에 대자본이 투입되기는 했지만 과연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까는 의구심을 가졌다. 그러다보니 투자자들도 꺼리게 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영화 쉬리가 흥행을 하면서 투자자들이 후속 영화들에 대해 앞다퉈 투자를 했고, 그리고 흥행에 성공했다. 공동경비구역 JSA, 친구, 살인의 추억, 태극기 휘날리며, 올드보이, 실미도, 왕의 남자, 달콤한 인생, 타짜 등의 작품이 나올 수 있었던 것도 영화 쉬리의 흥행 때문이다. 영화도 충분히 먹고 살만한 산업이라는 것을 자본시장이 인식을 하면서 그때부터 대기업들이 영화 산업에 뛰어들면서 이른바 ‘충무로’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영화 쉬리 한 장면.
영화 쉬리 한 장면.

삼성에서 CJ로

영화 쉬리 이전에 삼성영상사업단이 영화 산업에 꾸준하게 투자를 했다. 그런데 제5원소 개봉 당시 무단 삭제로 인해 국제적 망신을 당했다. 따라서 삼성그룹은 영화 사업 철수와 영상사업단 해체를 결정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투자한 영화가 쉬리였다. 그런데 영화 쉬리가 대박을 터뜨린 것이다. 그리고 CJ그룹으로 넘어가면서 영화 사업을 주도하게 된다. 30억원의 투자를 받으면서 기존 영화제작과는 완전히 다른 제작을 하는데 그것은 실제 사용하는 총기류를 사용했다는 점이다. 잠실운동장에서 촬영할 당시 지역 주민들이 총소리에 놀라 신고를 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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