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 포르노란
빈곤 포르노는 개발도상국에 대한 일방적이면서 부정적인 편견을 형성하는 것은 물론 국민이 진 잠재력과 능력을 평가절하하게 만든다는 문제점이 있다. 제일 큰 문제는 인권이 유린된다는 점에서 최근 선진국에서는 빈곤 포르노를 규제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2014년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가 ‘아동 권리 보호를 위한 미디어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가이드라인은 빈곤·기아·질병 상황의 아동을 조명할 때는 엄격한 가이드라인을 따라 아동이 빈곤이나 기아의 상징으로 표현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꿈의 음식’ 전세계 분노로
지난 2019년 알레시오 마모 이탈리아 사진작가가 인도의 가난을 고발하기 위해 촬영한 ‘꿈의 음식’이 전세계적인 분노를 일으킨 적이 있었다. 사진 속 두 어린 소년은 푸짐한 음식 앞에서 양손으로 손을 가린 채 서있었다. 눈앞에 진수성찬이 차려져 있지만 가난 때문에 먹지 못한다는 소년의 모습을 묘사한 것이다. 해당 사진이 월드프레스포토(World Press Photo) 재단 SNS에 사진을 게재하자, 곧바로 비난이 쏟아졌다. 이유는 음식들이 모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진작가는 소년들에게 “먹고 싶은 음식들을 상상해보라”고 주문했기 때문이다. 빈곤 포르노 논란이 일어난 또 다른 사례는 에티오피아 식수난을 촬영하던 한 방송사가 생각보다 물이 깨끗하자 어린 소녀에게 웅덩이에 고인 썩은 물을 마시게 하고, 눈물을 흘리게 하려고 꼬집은 사실이 드러났다. 국내 한 개발협력NGO는 필리핀 모금 홍보 방송을 위해 여자아이를 촬영했는데 너무 말끔한 옷차림 때문에 옷을 갈아입게 했고, 한 국제NGO단체는 아동 노동 현장을 고발한다면서 수심이 깊은 강물에 베트남 아이들을 수차례 빠뜨렸다가 건져 비판을 받았다.선민의식도 문제
빈곤 포르노의 또 다른 문제는 ‘백인 구원자 선민의식’이다. 선진국 특히 미국이나 유럽 중심의 나라에서 자선단체를 꾸리고, 그 자선단체가 유색인종의 개발도상국에서 구호활동을 펼치는 장면을 방영함으로써 ‘백인 구원자 우월의식’을 자국에게 심어준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선진국으로 진입하면서 자신의 나라는 잘살고 자신들이 구호활동하는 나라는 못사는 나라이기 때문에 불행하게 살고 있는 그들을 구해야 한다는 선민의식을 심어주게 한다는 것이 빈곤 포르노의 문제점이다. 인류애가 아니라 ‘인종차별’로 이어지고 있다. 자국 국민들은 우월하고, 구호활동을 하는 나라의 국민들은 덜 떨어진 국민이라는 인식을 심어줌으로써 그로 인해 인종차별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빈곤 포르노가 퇴출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빈곤 포르노로 구호활동을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인류애를 호소해야 한다는 것이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