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말 열풍
기러기 아빠는 1990년대 말에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것은 조기유학의 열풍 때문이다. 김영삼 정부 들어서서 글로벌화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그 이전까지만 해도 폐쇄적인 분위기였지만 1989년 해외여행 자유화 등으로 인해 해외에 자유롭게 나갈 수 있게 되면서 시선을 국내에서 국외로 돌려야 한다는 열풍이 불면서 글로벌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뜨거웠다. 그리고 1997년 IMF 사태가 발생하면서 모든 경제적 시스템이 해외 특히 신자유주의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점차 글로벌화는 더욱 중요한 문제가 됐다. 여기에 사교육 문제 등등이 사회적 문제가 되면서 국내에서 공부를 시킬 바에야 해외에서 교육을 시키겠다는 입장에서 조기유학 열풍이 불었다. 다만 자녀의 탈선 혹은 범죄 유혹에 빠질 가능성이 매우 높았기 때문에 보호자로서 엄마는 자녀의 유학에 따라가고 아빠만 남으면서 기러기 아빠가 탄생했다. 해외 유학을 간 가족들을 방문하기 위해 멀리 날아가는 모습이 철새인 기러기가 이동하는 것과 흡사하다고 해서 기러기 아빠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소득층에서 저소득층으로
기러기 아빠는 처음에는 고소득층에 국한됐다. 실제로 2000년 통계에 따르면 기러기 아빠의 주요 직업군은 40대 이상 의사, 교수, 대기업 임원 등이었다. 하지만 2006년 조사에서는 중산층이나 단순노무직 등 저소득층도 상당수 늘어났다. 저소득층은 자신의 수입에 비해 많은 돈을 송금해야 하기 때문에 빚을 많이 질 수밖에 없다. 기러기 아빠의 가장 큰 고통은 환율이다. 환율이 급상승하면 직격탄을 맞기 때문이다. 올해 환율이 급등하면서 기러기 아빠들의 근심은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게다가 금리까지 인상하면서 덩달아 물가도 상승하기 때문에 기러기 아빠 뿐만 아니라 자녀와 배우자의 해외 현지 생활 역시 힘든 생활을 해야 한다.조기유학이 효과가 있나
하지만 문제는 조기유학이 과연 효과가 있냐는 것이다. 과거 글로벌화가 되지 않는 한국 사회였다면 충분히 효과를 발휘할 수 있지만 현재는 글로벌화가 됐기 때문에 굳이 해외로 유학을 갈 필요가 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특히 K팝 등 한류가 대세이면서 오히려 외국인들은 한국으로 문화를 배우러 오는 이 시점에서 굳이 해외로 조기유학을 갈 이유가 있냐는 회의론이 나온다. 더욱이 조기유학이 실패할 경우 그에 따른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는 능력이 상당히 떨어지기 때문에 인생 자체가 힘든 인생이 될 수도 있다. 더욱이 최근 국내 대학들은 해외 조기 유학생들에게 엄격한 심사를 하기 때문에 국내 대학 입학을 위해 조기 유학을 결심한다면 엄청난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즉, 최근 조기유학은 현지에서 대학까지 마치고, 현지에서 생활을 이어간다는 각오를 하지 않고, 한국으로 다시 돌아올 것을 염두에 둔다면 차라리 조기유학을 가지 않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는 평가도 있다. 무엇보다 기러기 아빠와 엄마의 우울증 문제 등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기러기 아빠의 외로움이 상상 이상이기 때문이다. 또한 가족이 돌보지 않기 때문에 건강관리에 신경을 쓰지 않으면서 돌연사의 위험이 가장 높다. 아울러 가족들과 멀리 떨어져 생활을 해야 하기 때문에 가족애를 느끼지 못하고, 나중에 가족들이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는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자신이 ATM기기가 아니냐는 회의감이 들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자녀 조기 유학 때문에 해외에 나간 엄마들도 처지는 비슷하다. 자녀는 현지 학생들과 언어 소통이 돼서 대화가 되지만 엄마는 현지 주민들과 대화도 되지 않기 때문에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높다. 이에 조기 유학을 한 엄마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들도 많이 발생하고, 현지 이성들이 돈을 뜯어내기 위해 유혹하는 경우도 발생한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