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리뷰] 12월 12일 한맥투자증권 460억원 주문실수 사건
[역사속 오늘리뷰] 12월 12일 한맥투자증권 460억원 주문실수 사건
  • 어기선 기자
  • 승인 2022.12.12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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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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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2013년 12월 12일 한맥투자증권 소속 직원이 옵션 가격의 변수인 이자율 계산을 잘못하면서 460억원 주문실수 사건이 발생한 날이다. 이날 사건으로 인해 한맥투자증권은 파산했고, 역사 속에 사라졌다. 아울러 한맥투자증권 소속 직원들이 하루아침에 길거리에 나앉는 사태가 발생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주문 실수로 파산하는 증권사가 됐다. 지권의 주문실수로 파산한 사례는 그 이전에도 없었고, 그 이후에도 없었다.

직원의 실수로

한맥투자증권은 1991년 진로그룹 계열 선물사 우신선물로 설립했다. 1997년 진로 부도 후 폐업 위기 상태에 놓였지만 1998년 심혁 등 3명이 인수해 한맥선물로 바꿨다가 2004년 미국 레프코 그룹에 인수된 후 한맥레프코선물이 됐으나, 2006년 레프코 측의 지분철수로 한맥선물로 환원했다가 2009년 증권사로 전환했다. 하지만 비운은 2013년 12월 12일에 발생했다. 한 직원이 옵션 가격의 변수인 이자율 계산을 ‘잔여일/365’로 계산해야 하는데 실수로 ‘잔여일/0’이라고 잘못 기입했다. 이에 모든 상황에 이익 실현이 가능하다고 본 프로그램이 막대한 양의 거래를 체결해버렸다. 직원은 자신의 실수를 곧바로 알아차리고 곧바로 전원코드를 뽑았지만 143초 동안 3만 7천900여건의 거래가 이뤄졌다. 이로 인해 462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이로 인해 코스피는 2000을 넘겼고, 폭등과 폭락을 반복했다. 그러면서 증권회사들은 혼란스러워했다. 해당 사실을 인지한 한맥투자증권 대표는 한국거래소에 거래를 취소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구제 신청을 하라는 답변만 날아왔다.

구제신청 했지만

각 거래마다 구제신청을 따로 해줘야 했기 때문에 수십명의 직원들이 일일이 거래 하나하나 구제신청을 해야 했다. 하지만 3만건이 넘는 신청을 모두 처리할 수 없었다. 만약 구제신청을 처리하지 않으면 12월 13일 오후 4시까지 결제대금을 납입해야 하고, 납입하지 못하면 사실상 파산 위기에 놓였다. 한맥 측은 거래 상대를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애원을 했다. 같은 증권계에서는 이익금을 반환해주면서 20억원을 돌려받았지만 360억원의 이익을 본 미국 헤지펀드 Cassia Capital이 거부하면서 이익금을 돌려받지 못했다. 결국 2015년 2월 16일 파산했다. 한편, 해당 사건이 발생한 그 다음날 정규직 45명, 계약직원 100명 등 임직원 총 157명 중 120명이 권고사직 처리됐다. 주문실수 하루만에 대규모 권고사직이 이뤄진 것이다. 이같은 대규모 권고사직을 한 이유는 파산절차를 밟기 전까지 안정적으로 퇴직금을 지급하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임직원들은 하루아침에 길거리에 나앉아야 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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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미비도 문제

업계에서는 한맥투자증권 직원의 실수도 있었지만 그것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한 한국거래소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다만 파산관재인인 예금보험공사는 한국거래소의 시스템 미비로 회사가 파산한 만큼 한국거래소 측이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며 반소를 제기했으나 기각된 바가 있다. 해당 사건 이후 한국거래소는 이와 같은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실시간 호가제한, 착오거래 구제제도, 사후증거금 요건 인상 등의 여러 제도를 만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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