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통한 과거리뷰] 재벌집 막내아들 그리고 이병철 초밥
[오늘 통한 과거리뷰] 재벌집 막내아들 그리고 이병철 초밥
  • 어기선 기자
  • 승인 2022.12.19 1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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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한 장면. 진양철 회장이 초밥 밥알 몇 개인지 묻는 장면은 이병철 삼성 회장의 일화로 유명하다.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한 장면. 진양철 회장이 초밥 밥알 몇 개인지 묻는 장면은 이병철 삼성 회장의 일화로 유명하다.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이 상당한 인기를 얻으면서 해당 드라마에 나온 일화와 실제 일어난 일화에 대한 연결고리를 찾는 것에 시청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한민국을 쥐락펴락하는 순양그룹 진양철(이성민 분) 회장의 회갑연 당시 초밥을 맛보던 진양철 회장이 주방장에게 “몇 개고? 밥알 말이다. 몇 개고?”라고 묻자 주방장은 “생선과 밥양 모두 15g을 정량으로 하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진양철 회장은 성에 차지 않고 “훈련된 초밥 장인이 한 번 초밥을 쥘 때 보통 밥알이 320개”라면서. “점심에는 320개가 적당하다 캐도, 오늘 같은 날이나 술과 같이 낼 때는 280개만 해라. 배 안 부르구로!”라고 말했다.

이병철 회장 그리고 호텔 신라

이 에피소드는 삼성 이병철 회장과 호텔 신라와 관련된 이야기다. 1973년 박정희 정부는 이병철 회장에게 영빈관을 살 것을 제안한다. 영빈관은 서울 장충동에 있는 국빈 전용 숙수로 이승만 대통령 시절 국빈들을 위해 건축을 시작했지만 4.19 혁명과 5.16 군사정변 등으로 인해 7년만에 겨우 건립한 국내 유일의 특급 숙소였다. 그걸 정부 관계자가 이병철 회장에게 살 것을 제안했다. 이병철 회장은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변했고, 이에 이병철 회장은 정부로부터 영빈관을 구입해서 운영하는 한편, 호텔 경영을 계획했다. 호텔 경영을 생각하면서 ‘최고’ 혹은 ‘일류’를 머릿속에 안고 살았다. 그래서 처음에는 무조건 최신식만 고집했다. 그러다가 한국의 전통미와 예술이 짙게 배어 있어야 외국인들이 머물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호텔 신라’를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호텔 신라는 3국으로 분열돼 있던 나라를 하나로 통일해서 찬란한 문화를 꽃 피웠기 때문에 그런 정신을 계승하자는 차원이었다. 이에 가장 화려하고 예술적인 호텔을 지어 국빈은 물론이고 한국을 방문하는 해외 관광객들에게 한국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전하고 싶었고, 설계 과정에서 수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한 장면. 진양철 회장이 초밥 밥알 몇 개인지 묻는 장면은 이병철 삼성 회장의 일화로 유명하다.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한 장면. 진양철 회장이 초밥 밥알 몇 개인지 묻는 장면은 이병철 삼성 회장의 일화로 유명하다.

초밥 밥알 몇 개

우여곡절 끝에 1979년 3월 호텔 신라는 문을 열었다. 이병철 회장은 호텔 신라는 모든 호텔 중에 최고이기를 원했다. 이런 이유로 호텔 신라의 조리부장은 틈만 나면 연수를 떠나야 했다. 이에 일본에도 연수를 떠났는데 일본의 한 초밥집에 다섯 번이나 다녀오기도 했다. 하지만 조리부장은 이런 이병철 회장의 열정을 못 마땅하게 생각했다. 그 이유는 몇 평 되지 않은 초라한 구멍가게로 연수를 다녀오라는 것이 자존심이 상한 것이다. 그러던 와중 이병철 회장이 삼성그룹 중역들과 식사를 하기 위해 호텔에 들렀고, 조리부장은 초밥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병철 회장 앞에 초밥을 내놓았다. 이병철 회장은 초밥을 음미했고, 조리부장은 자신의 전문적 지식을 뽐내기 위해 계속해서 초밥 관련된 지식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병철 회장은 대뜸 초밥의 밥알 개수를 물었다. 조리부장은 갑작스런 질문에 당황했고, 결국 초밥을 물에 풀어헤치면서 밥알을 한 톨 한 톨 셌다. 그리고 320알이라고 답변했다. 이병철 회장은 “낮에는 밥으로 먹기 때문에 초밥 한 점에 320알이 있지요. 하지만 저녁에는 술안주로 먹기 좋게 280알 정도가 있어야 정석입니다”라고 말했다. 조리부장은 자신이 최고라고 자부했지만 그 순간 만큼 부끄러웠다고 한다. 그리고 조리부장은 절대 자만하지 않고 늘 배운다는 자세로 최고가 되겠다는 자세를 잊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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