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바다에 빠져 사망한 아들의 사망보험금을 상속받기 위해 54년만에 나타난 친모가 보험금 청구 소송 1심에서 승소하면서 논란이 일어났다. 부산지방법원은 지난 13일 54년 만에 나타나 사망한 아들 A씨의 사망 보험금 약 2억 4천만원을 지급해달라는 80대 친모 B씨의 청구 소송에서 B씨의 손을 들어줬다. A씨는 지난해 1월23일 선원으로 일하다 선박 침몰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유족 보상금 등 2억3776만원을 받게 됐는데 B씨가 54년 만에 나타나 이를 요구했다. 법원은 ‘선원의 사망 당시 그에 의해 부양되고 있지 아니한 배우자, 자녀, 부모 등도 유족에 해당한다’는 선원법 시행령에 따라 “B씨가 A씨와 같이 살지 않았지만 법규상 그에게 유족 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같은 판결이 알려지면서 구하라법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직도 표류하는 구하라법

지난 2019년 가수 구하라씨가 사망을 하자 20년 만에 친모가 나타나 구씨 소유 부동산 매각 대금 절반을 요구했다. 이에 구하라 오빠는 현행 민법 상속법의 개정을 촉구했다. 현행 상속법에는 부모가 양육 의무를 다하지 않았을 때 상속자격을 제한하는 특별한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구하라 오빠는 구하라법 제정을 위해 국회 국민동의원을 했다. 결국 2020년 4월 3일 국민동의청원이 10만명이 넘어서면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됐다. 하지만 20대 국회가 거의 끝나는 시점이었기 때문에 사실상 무산이 됐고, 설령 법이 개정돼도 소급적용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구씨 모친의 상속을 막지는 못했다. 끝내 20대 국회서 사실상 자동폐기 됐다. 그러나 21대 국회를 맞이해서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민법 일부개정법률안’, 일명 ‘구하라법’을 대표발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