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1952년 1월 18일 이승만 대통령이 대통령령 ‘대한민국 인접해양의 주권에 대한 대통령의 선언’을 공표한 날이다. 이른바 이승만 라인을 선포한 것이다. 이승만 라인은 대한민국과 주변국가 간의 수역 구분과 자원 및 주권 보호를 위한 경계선인데 오늘날 배타적 경제수역과 비슷한 개념이다. 이승만 대통령은 ‘평화선’으로 명명했지만 해외에서는 ‘이승만 라인’이라고 부른다. 이승만 라인 덕에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것이 명확해졌다. 그 이전까지 독도가 누구의 땅이냐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지만 이승만 대통령이 이승만 라인을 선포하면서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것이 국제사회에 명확하게 알리게 됐다.

연합군 사령부는

1945년 8월 일본이 패망하면서 연합군은 일본의 항복을 받고 도쿄에 연합군 최고사령부를 설치한다. 이로써 한반도는 미군정 통치 아래에 놓이게 된 것이다. 연합군사령부는 연합군 최고사령관 각서 677호를 발령했다. 이는 일본 행정구역에서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를 분리시킨 것이다. 여기에는 독도도 포함했다. 그리고 연합군 최고사령관 각서 1033호에 따라 일본 선박의 독도 인근 해역 출입을 금지시켰다. 이로써 우리 어민은 독도 인근에서 마음껏 어로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일본 어선들이 연합군 사령부의 명령도 무시하고 독도 인근 해역에 자주 출몰했다. 그러면서 양국 어민들이 자주 충돌했다. 1951년 9월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이 서명됐고, 1952년 4월 28일부터 일본의 주권이 회복됐다. 따라서 연합군 최고사령관 각서 1033호는 강화조약의 발효에 의해 무효화될 예정이었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6.25 전쟁을 치르고 있었다. 이에 일본 어민들이 독도 인근 해역에 자주 출몰했다.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의 서명은 1951년 9월이었지만 이듬해 4월 발효될 예정이었다. 이대로 가면 독도를 일본에게 빼앗길 수도 있다고 판단한 이승만 대통령은 그해 1월 18일 평화선을 선포한 것이다.

영해 60해리 선포

당시 국제법상 영해 기준이 3해리였지만 ‘60해리’를 안전선으로 선포했다. 60해리는 대략 110km가 넘는다. 울릉도에서 독도까지가 80km 정도 거리인 점을 감안하면 이승만 대통령이 60해리로 선포한 것은 독도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일본은 물론 미국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2월 12일 이승만 대통령에게 평화선을 인정할 수 없다고 통보했지만 이승만 대통령은 무시했다. 그러면서 이승만 라인 안쪽 해역에 들어온 일본 어선들을 무차별적으로 나포를 했다. 가장 대표적인 사건이 1953년 1월 22일 발생한 다이호마루 사건이다. 우리 해군이 일본 민간 어선 2척을 향해 발포해서 일본 어민 1명이 총격으로 사망한 사건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경악스런 사건이었다. 왜냐하면 한국전쟁 중에 대한민국 해군이 일본 민간 어선을 향해 총격을 가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승만 대통령은 일본에 완강했다. 우리 해역을 넘어온 일본 어선을 무조건 나포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와 충돌이 벌어졌고, 그때마다 미국은 중재에 나섰지만 소용이 없었다.

결국 두손 두발 든 미국

미국은 결국 클라크 라인을 선포했다. 해상을 통한 북한군의 침투 및 밀수활동을 막기 위한 경계선인데 사실상 평화선과 경계가 일치했다. 일본 입장에서는 미국에게 뒷통수를 제대로 맞은 것이다. 하지만 미국 입장에서는 북한과 싸우고 있는 상황이니 일본 정부의 항의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결국 일본 정부는 한 발 물러났고, 사실상 일본 정부는 평화선을 묵인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60해리를 우리나라 영해라고 주장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국제법상 3~12해리가 영해였기 때문이다. 이에 박정희 정부가 출범하면서 한일간 외교관계가 정상화됨에 따라 1965년 타결된 한일어업협정에 의거, 12해리를 자국의 EEZ로 선포하기로 한일 양국이 합의한다. 이에 이승만 라인은 철폐됐다. 이승만 라인이 국제법상으로는 다소 무리였지만 그로 인해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것이 명확해졌다는 것이다. 일본이 지속적으로 독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지만 실효지배 하는 국가가 우리나라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