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암군, 솔로몬
솔로몬 통치시기에 통일 이스라엘은 최대 번영기를 누린다. 예루살렘에 은이 많아서 돌 같이 여겼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조공으로 받는 금만 해도 매해 666달란트(39,960 파운드 = 약 1만 8천kg)였다고 한다. 그야말로 솔로몬 통치기간은 이스라엘 어떤 역사보다도 번성기를 누렸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솔로몬이 명군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역사가들은 이스라엘을 망친 주범으로 취급하고 있다. 솔로몬 통치기간에 번영을 누릴 수 있었던 것은 아버지인 다윗의 공이 컸다. 그리고 마침 이집트 왕조가 쇠락의 길을 걸었기 때문에 이스라엘이 번영기를 누릴 수 있었다는 것이다. 재판은 현명하게 했을지는 모르지만 통치는 형편없었다는 것이 역사가들의 평가이다. 만약 아버지인 다윗 시대에 이뤄낸 성과가 없었다면 솔로몬 노년기가 아닌 청년기에 이스라엘이 멸망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처첩에 망한 케이스
성경 등에서는 솔로몬이 망한 이유를 여자 때문이라고 기록하고 잇다. 많은 이교도 여자들을 첩으로 두게 되면서 그들의 문화에 동화됐고, 그들의 우상을 숭배하게 되면서 신의 길에서 멀어졌다는 것이다. 모세 율법에는 하나님 외에 다른 우상을 섬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방인들과의 혼인을 금지하고 있지만 솔로몬은 이방인의 여인을 처첩으로 무수히 거느렸다. 이스라엘의 분열과 몰락은 솔로몬 시대에 나타났다. 다윗이 이뤄놓은 강역 절반을 빼앗겨 버렸다. 여기에 쇠락했던 이집트 왕조가 다시 부흥하면서 세력 확장을 하기에 이르렀다. 이런데다 이스라엘이 분열의 기미를 보이면서 결국 이스라엘이 쇠락의 길을 가게 됐다. 솔로몬 시대는 겉은 부강해 보였지만 ‘속빈 강정’이었다. 아버지 다윗이 만들어 놓은 성과를 제대로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만약 솔로몬이 성군이었다면 아버지 다윗이 이뤄놓은 치세를 이어받아 태평성대를 만들었어야 했는데 그러하지 못했다. 물론 이방인 여인들을 첩으로 둔 것은 왕권 강화를 위한 것이 아니냐는 항변이 가능하다. 하지만 그것은 영토 절반을 잃어버린 것으로 상쇄된다. 흔히 왕권 강화를 위해서 혼인동맹을 하는데 만약 솔로몬이 혼인동맹을 위해 이방인 여인들을 아내로 뒀다면 영토 침탈 상황이 발생하지 말았어야 했다.이교도에 관대했던 왕
여기에 이방인 첩들을 두면서 이교도를 관대하게 대했다는 점은 이스라엘 왕국 입장에서는 패착이다. 왜냐하면 이스라엘 왕국은 하나님을 믿는 것을 바탕으로 세워진 왕국인데 이교도를 믿는다는 것은 이스라엘 민족의 분열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삼국시대 때 왕권 강화를 위해 불교를 들여왔고, 불교를 기반으로 왕권 강화를 이뤄냈다. 마찬가지로 솔로몬은 여호와 하나님을 내세워 이스라엘 민족의 통일을 유지했어야 했는데 이방인 처첩들에 의해 들여온 이교도에 관대한 모습을 보이면서 결국 이스라엘을 분열의 길로 가게 만들었다. 아버지 다윗 시대에도 각 지파가 자신을 중심으로 이스라엘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을 여호와 하나님을 내세워 강력한 통치기반을 마련했다. 그런데 솔로몬은 여호와 하나님을 내세운 것이 아니라 이교도에게도 관대한 모습을 보이면서 오히려 이스라엘 민족의 분열을 가져왔다. 솔로몬의 지혜는 거의 청년기 잠깐 보여줬던 것 뿐이고, 실상 솔로몬 왕의 통치시기는 암군 시대나 마찬가지였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