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 이전까지는 고추장 베이스 아니었다
떡볶이의 역사는 오래됐다. 떡볶이는 ‘규곤요람(閨壺要覽)’과 ‘시의전서(是議全書)’에서 등장한다. 다만 그 당시 떡볶이는 ‘간장’에 고기와 채소를 떡과 함께 볶아 먹는 요리였다. 그 이유는 고추장이 탄생한 것은 조선말 무렵이었기 때문에 그 이전에는 ‘간장’ 베이스였다. 일제강점기 때에도 떡볶이가 있었지만 기름으로 볶는 수준이었다. 즉 고추장 베이스는 아니었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각종 기록을 살펴보면 떡볶이는 고추장으로 만들었다는 기록을 찾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간장 베이스로 떡볶이를 만들었고 기름에 볶았기 때문에 상당히 고급 음식으로 취급했다.마복림 할머니 등장
고추장 베이스 떡볶이의 등장은 6.25전쟁 이후인 19533년 신당동에서 마복림 할머니가 고추장 베이스 떡볶이를 고안한데서 출발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마복림 할머니는 한때 CF에 나와서 고추장 비법에 대해 “며느리도 몰라, 아무도 몰라”라고 했던 인물이다. 마복림 할머니의 생전 인터뷰에 따르면 중국집에서 중국식 양념이 베인 떡요리를 먹었는데 맛은 좋은 느끼함을 느꼈고, 이에 칼칼한 양념이 더해지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고추장 베이스 떡볶이가 탄생됐다고 한다. 여기에 라면서리 등을 넣어 즉석 떡볶이 조리법을 만들었고, 이것이 전국으로 널리 알려지면서 오늘날 분식집 떡볶이가 탄생했다. 마복림 할머니는 신당동에서 처음에 연탄불 위에 양은냄비를 올려놓고 떡과 야채, 고추장, 춘장 등을 버무려 팔았다고 한다. 그런데 춘장이 점차 사라지고 고추장으로만 베이스를 깔게 됐는데 어느날 여학생이 라면을 사들고 와서 같이 끓여달라고 요청했고, 그 이후부터 사리류를 넣어 팔기 시작했다. 고추장 떡볶이가 점차 유명세를 떨치기 시작하면서 신당동 골목에 떡볶이를 판매하는 가게가 늘어났고, 이에 전국에서 떡볶이를 먹으러 사람들이 몰려들었다.서민 음식으로
그런데 조리법이 워낙 간단하니 누구라도 만들어서 먹을 수 있게 되면서 점차 고추장 떡볶이 가게가 전국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이후 1970년 중후반부터 학생들의 대표적인 간식이 되면서 학교 주변을 중심으로 떡볶이 가게들이 속속 생겨나기 시작했다. 1990년대 들어서면서 이른바 ‘컵볶이’가 나오게 되면서 저렴한 가격의 떡볶이가 대유행을 하게 됐다. 하지만 학교 주변에 김밥집이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김밥과 떡볶이가 경쟁을 하게 됐고, 김밥 프랜차이즈점이 나타나면서 떡볶이만 파는 가게는 점차 사라지게 됐다. 그럼에도 서민 음식으로 전국적인 인기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