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극장 공간사랑에서
이날 오후 7시 서울 창덕궁 옆 소극장 공간사랑에서 ‘제1회 공간전통음악의 밤’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꽹과리 연주자 김용배가 제안하고 민속학자 겸 민속극 전승자인 심우성이 이름을 지었다. 사물놀이는 기존의 풍물놀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인데 풍물놀이는 넓은 야외 무대 즉 마당에서 하는 연주였다면 사물놀이는 실내 연주로 앉아서 연주할 수 있게 재구성한 것이다. 풍물놀이는 주로 농악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봄에는 풍년을 기원하기 위해, 가을에는 풍년을 이뤘다는 기쁨에 농악을 즐겼고, 유랑예인집단인 남사당이 연주하면서 풍물놀이가 됐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산업화를 거치면서 농촌이 해체되면서 풍물놀이가 점차 사라지는 경향이 강해졌다. 이에 정부가 민족문화의 계승과 발전을 내세우면서 ‘무형문화재’라는 제도를 만들어 전통문화를 지키기에 이르렀다. 풍물놀이는 1966년 무형문화재가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풍물놀이가 되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대학가에서도 전통문화를 지켜야 한다는 바람이 일기 시작했고, 1970년대 소극장 운동이 일어나면서 ‘민속악회 시나위’라는 집단이 창설됐다.민속악회 시나위 정기 연주회에서
이런 가운데 1978년 2월 22일 민속악회 시나위 정기 연주회에서 ‘웃다리 풍물 앉은반’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처음 연주됐다. 이때 공연이 성공을 거두자 본격적인 연주팀이 만들어졌다. 그러면서 ‘사물놀이’라는 이름이 자연스럽게 붙여지게 됐다. 풍물놀이는 주로 마당에서 이뤄진 연주였다면 사물놀이는 실내 공연장에서 공연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관객은 앉아서 사물놀이를 감상할 수 있게 됐다. 이제 사물놀이는 전통음악으로 취급되면서 전세계에서 한류 바람을 일으키는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실내연주의 특성은 보통 앉아서 감상하면서 때때로 박수를 보내는 정도이지만 사물놀이는 ‘폭풍우’가 몰아친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가만히 앉아서 감상만 할 수 없다는 것이 사물놀이를 감상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를 한다. 이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외국인들도 마찬가지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