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1904년 2월 23일 일본제국이 대한제국과 공수동맹을 전제로 해서 한일의정서가 체결된 날이다. 사실상 일본 제국이 대한제국을 세력권에 넣었음을 확인하는 조약이면서 일본제국의 한반도 식민지화 작업을 시작하게 한 조약이다. 당시 우리 백성들은 극렬하게 반대를 했고, 고종 황제는 러시아가 승리를 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조약은 곧 무효화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친러 정권에 불만 품어

을미사변 이후 아관파천을 했고, 1년만에 돌아온 고종황제는 ‘대한제국’을 선포하게 된다. 그러면서 친러 정권이 들어서게 됐다. 천러 정권이 들어서게 되면서 일본제국은 상당한 불만을 갖게 됐다. 이런 가운데 일본제국과 러시아제국은 한반도 지배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게 되면서 일촉즉발의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에 대한제국은 양국의 전쟁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1904년 1월 23일 국외 중립을 선언했다. 이미 10년 전 청일전쟁 당시 한반도가 청나라와 일본제국의 전쟁터가 됐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한반도에서 러시아제국과 일본제국이 싸우는 것을 막기 위해 국외 중립 선언을 한 것이다. 하지만 일본제국은 그에 대한 불만을 품고 그해 2월 8일 인천 제물포항을 공격해 러시아 함선 2척을 침몰시키고, 인천과 서울에 주둔했다. 그리고 러시아제국을 향해 선전포고를 하면서 러일전쟁이 시작됐다.

한일의정서 강요

이후 일본 공사 하야시는 일본군 제12사단장 이노우에와 함께 한일의정서 체결을 강압하기 시작했다. 이에 반일·친러파 탁지부 대신 겸 내장원경 이용익을 납치해서 일본으로 압송했다. 그리고 외부대신 이지용에게 1만엔의 뇌물을 주고 매수하면서 양국 간 협약이 체결됐다. 한일의정서는 대한제국의 안전을 일본제국이 지킨다는 미명 하에 일본 군대가 한반도에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게 한 것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물론 의정서가 3월 8일 관보에 실리자 백성들의 비난과 반대가 심했고, 의정서 체결 당사자인 외부대신 서리 이지용의 집에 폭탄을 던지는 등 애국활동도 전개됐다. 당시 고종황제는 러일전쟁에서 러시아제국이 승리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따라서 한일의정서도 곧 휴지조각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는 국제사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강력한 러시아제국 군대 앞에서 신생국 일본제국의 군대가 승리를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국제사회에서도 생각했다. 하지만 결과는 완전히 다르게 나오게 되면서 일본제국이 결국 한반도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식민지화가 진행되게 됐다. 일본제국의 군대가 한반도에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게 되면서 각종 이권을 챙기기 시작했다. 그 이전까지 광산권이나 어업권 등등은 러시아제국이나 미국 등등이 가져가기도 했지만 이때부터 일본제국이 사실상 독점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경제적으로 일본에게 완전히 종속되기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