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합작으로
첫 드라마·첫 광고도
1956년 5월 12일 개국 첫방송은 아악인 ‘만파정식지곡’이었다. 궁전 뜰 모양의 세트에서 전통복장을 한 연주단이 ‘만파정식지곡’을 연주했고, 민속무용단의 승무가 그 뒤를 이었고, 박시춘이 지휘하는 악단 연주에 맞추어 현인, 남인수, 백설희 등이 노래를 불렀다. 이것이 우리나라 최초 TV 방송이었다. 그리고 이날 첫 광고가 나갔는데 영창산업의 유니버셜 레코드 광고였고, 슬라이드 형식이었다. 우리나라 최초 드라마도 만들어졌다. 그것은 ‘천국의 문’이다. 도둑질을 하던 사람들이 죽어 저승에서 서로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주요 줄거리고, 출연자가 2명인 15분짜리 드라마였다. 그리고 당시에는 녹화기술이 없었기 때문에 ‘생방송’이었다. 그해 9월에는 ‘사형수’라는 드라마를 만들었다. 당시 드라마는 연극을 TV카메라를 통해 중계하는 수준이었다.고가품으로 분류된 TV 수상기
황태영과 RCA 사장의 생각과는 달리 TV 수상기는 고가품으로 분류됐다. 그러다보니 180%의 높은 통관세를 부과하게 됐다. 그러면서 서민들은 TV 수상기를 접할 수 없게 됐다. 예컨대 24인치 수상기는 47만 환이다. 당시 쌀 한가마니가 1만8천환이고, 공무원 급여가 월 2만환이었으니 엄청나게 비쌌다. 그러다보니 대한방송은 경영난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물론 광고도 있지만 한국전쟁 바로 직후이기 때문에 광고에 의존하는 것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당시 OB맥주, 크라운맥주, 경성전기회사, 천도제약, 수도피아노 등 극소수에 불과했다. 그러다보니 1957년 5월 6일 대한방송주식회사 장기영(당시 한국일보 사장)에게 넘겨주면서 ‘DTV’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바뀌게 됐다. 하지만 1959년 2월 3일 오전 1시 방송국 건물 2층 난방기에서 합선으로 인해 불이 나면서 2~3층 전체를 불태웠다. 보험금이 나왔지만 빚 갚는데 사용됐고, 결국 역사 속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채널 9번은 국영 서울텔레비전방송국(KBS-TV)로 넘어가면서 오늘날 KBS 1이 됐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