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시민들의 분노
범행이 발생한 이후 언론에 보도되면서 수많은 시민들이 분노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를 추모하는 쪽지들이 강남역 출입구에 붙여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고인 추모가 아닌 이성 혐오 분쟁을 유도하는 쪽으로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특히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여성과 남성으로 분류돼서 서로 상대에 대한 비난 글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묻지마 살인은 그 이전에도 있어왔지만 가해자가 남성, 피해자가 여성인 점 때문에 여혐과 남혐 논란이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불거졌다. 사실 여혐과 남혐은 그 이전에도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뜨거운 논쟁이었는데 강남역 묻지마 살인이 인터넷에 있는 논쟁을 현실로 끌어들였다는 평가다. ‘여성은 약자이고, 자기 목숨을 걱정해야 한다’면서 ‘남성은 살인자’라는 인식을 만들었고, 그에 반발해서 ‘가해자가 단순히 남성일 뿐이지 죄 없는 남성까지 여혐과 잠재적 살인마로 몰고 있다’면서 젠더 갈등이 벌어졌다.한국 남성은 범죄자
해당 사건으로 인해 남성은 여성에게 폭력을 가하는 존재라는 인식이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번지게 됐다. 그것은 인터넷 커뮤니티의 영향도 있었지만 여러 가지 이유도 존재했기 때문이다. 우선 정치권이 자신의 입맛에 맞게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을 규정하면서 상대 정당에 대한 비판의 도구로 사용했다는 점이다. 사건을 섣불리 규정하고, 그것을 정치적 이해득실의 도구로 사용하면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벌어진 여혐과 남혐 문제가 정치권 이슈로 불거졌다. 이것이 21대 총선에서 페미니즘이 이슈화가 되게 만들었고, 그로 인해 성별 갈등이 21대 총선에서 부각됐고,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는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우게 됐다.언론도 문제
해당 사건으로 인한 여혐과 남혐 논쟁이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오프라인으로 나오게 된 것은 언론도 동조했기 때문이다. 언론에서는 연일 자극적인 제목과 내용의 기사를 쏟아냈다. 마치 한국은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난무한 나라로 인식하게 만들었고, 그것은 여혐과 남혐 논쟁의 불을 더욱 당기게 했다. 그렇게 여혐과 남혐 논쟁이 더욱 불거지자 그것을 다시 언론에서 확대재생산했다. 여혐과 남혐이 왜 발생했고, 그것을 해소하기 위해 우리 사회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진단 등을 하지 않고, 성별 갈등을 부추기는 그런 기사들이 쏟아졌다. 그러면서 여혐과 남혐 논란을 더욱 부추긴 것이 언론들이었다. 이로 인해 사회적 갈등은 더욱 커지게 됐고, 그로 인해 이를 해소하기 위한 사회적 비용은 더욱 커지게 됐다. 사실 남성이나 여성이나 모두 우리 사회를 떠받치는 중요한 존재이고 동반자적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서로에 대한 비난에 집중하면서 그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커졌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가 깊게 고민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