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주먹밥은 밥을 뭉쳐놓은 형태의 음식을 총칭하는 말이다.
주먹밥의 역사는 상당히 오래됐지만 5.18 광주민주화운동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 이런 이유로 ‘광주주먹밥’이라고 아예 따로 이름을 부르기도 한다.
밥 간편하게 먹기 위해
주먹밥은 밥을 간편하게 먹기 위해 만들어진 음식이다. 주먹밥이 가능한 것은 쌀을 갖고 밥을 지으면 찰기가 생기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른 품종의 쌀로는 주먹밥을 만들 수 없다.
다만 한반도에서 쌀농사가 청동기 시대부터 시작됐고 ‘식기(食器)’는 신석기시대부터 사용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식기’가 없었기 때문에 주먹밥을 만들어 먹었다는 것은 설득력이 약한 편이다.
결국 주먹밥은 보다 간편하게 밥을 먹기 위해 만들어진 음식이라는 이야기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국’과 함께 하는 식사 문화가 있기 때문에 단순히 주먹밥으로만 식사를 했다는 것 자체가 보기 힘든 장면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전쟁 때에도 주먹밥 대신에 국과 밥으로 이뤄진 식단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주먹밥은 20세기 들어오면서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보편화됐다.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은 공습 대비훈련을 했는데 이때 여학생들에게 주먹밥을 만드는 훈련을 하게끔 했다.
한국전쟁 당시 고지전이 빈번했기 때문에 야전취사를 해야 했고, 그러다보니 주먹밥을 만들어 식사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았다.
베트남 전쟁 당시 정글에서 취사가 불가능하면서 주먹밥을 만들었는데 다만 날씨가 무더워 쉽게 상하기 때문에 주먹밥 배식이 흔하지는 않았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주먹밥은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이 깊다. 그것은 광주 대인시장, 양동시장, 남광주시장 등 시장 상인은 물론 부녀회를 중심으로 돈을 모아 쌀을 구입했고, 주먹밥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만든 주먹밥을 시민군에게 나눠줬다.
시민군은 누구의 동생이면서 자식이고 이웃이었기 때문에 주먹밥을 만들어 나눠준 것이다. 당시 한 가마니에 2만 5천원이었고, 하루에 세 가마니씩 주먹밥을 만들어 시민군에게 나눠줬다.
주먹밥을 만든 이유 중 하나는 계엄군의 군홧발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도 있었다. 많은 광주의 어머니들이 사심 없이 주먹밥을 만들어 시민군에게 나눠주면서 함께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공포가 많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주먹밥 특히 광주주먹밥은 그렇게 탄생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