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역사와 함께 한 인어
인어란 상반신은 사람의 몸을 가졌지만 하반신은 물고기의 꼬리가 달린 상상의 동물이다. 주로 ‘암컷’으로 묘사되는데 그것은 동양 전설에는 주로 성별이 없는 인어로 묘사되고, 서양의 인어 중에 수컷은 ‘추남’으로 묘사되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서양에서 수컷 인어가 사라지게 된 것은 중세 유럽의 경우 기독교가 지배하면서 성(性)에 대해 더욱 보수화가 되면서 여성의 나체를 그리는 것이 금기되자 이에 대한 대안으로 인어를 여성으로 그리게 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인어에 대한 전설이 상당히 많이 있다. 우선 어우야담에 수록된 내용을 살펴보면 김빙령이라는 사람이 흡곡현령이 돼, 순행을 하다 바닷가 어부 집에서 자게 됐는데 그 어부에게서 인어를 보았다는 기록이 있다. 사람 무릎에 앉히는 사람과 다를 바 없었고, 하얀 눈물을 흘려서 김빙령이 불쌍하게 여겨 놓아주려고 했지만 어부가 고래 기름보다 좋다면서 놓아주지 않으려고 하자 김빙령이 억지로 빼앗아 놓아줬다. 간성에 어만(魚巒)이 있는데 인어를 얻었는데 피부색이 하얗고 여인 같았고, 음담패설을 하니 웃으며 좋아했다. 이처럼 어우야담에서는 인어 관련된 기록들이 많이 남아있다.동백섬 인어공주
동백섬에는 나란다국의 황옥공주가 시집온 전설이 전해진다. 바로 인어공주 전설이다. 그리고 현재 동백섬에는 인어공주 동상이 있다. 전라남도 여수시 삼산면 거문리 거문도에는 인어 전설이 내려온다. 인어 여인이 출몰하는데 형언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워서 인어를 신지께, 신지끼 혹은 흔지끼라고 불렀다. 옛날 도초도에 명씨 성을 가진 남자 한 사람이 살고 있었는데, 나이 오십이 넘도록 장가를 못 들고 홀로 짚신을 팔아 그날그날 연명을 하고 있었다. 명씨가 부둣가를 지나는데 사람들이 모여 있어 살펴보니 인어 한 마리를 잡아와서 팔 것인지 먹을 것인지 논의를 하고 있어 명씨는 짚신을 팔아 모은 돈을 꺼내들면서 인어를 자신에게 팔라고 했다. 명씨는 인어를 집으로 데리고 와서 보살펴줬고, 인어가 완쾌되자 바다에 놓아줬다. 그런데 인어가 며칠 뒤 옥동자를 안고 나타났고, 옥동자를 명씨에게 안겨주고 사라졌다. 옥동자는 자라서 도승지까지 오르게 됐다는 전설이 있다.이진수 딸 설화도
인천시 옹진군 장봉도에는 최씨 성을 가진 어부가 인어를 그물로 낚았는데 아름다운 여인의 형상이었다. 이에 최씨가 인어를 놓아주자 다음날 그물에는 물고기가 가득했다. 평양 남문 밖에 이진수라는 가난한 어부가 낚시를 하고 있는데 아름다운 여인이 나타나 바닷속 용궁으로 들어간다. 용궁에서 온간 산해진미와 보물, 아름다운 여인들에 둘러싸여 며칠동안 사치스러운 대접을 받고, 그를 데려온 여인은 먹으면 불로장생하는 인어고기를 주고 육지로 보내준다. 이진수는 인어고기를 몰래 숨겨놓았지만 이진수의 딸이 숨겨놓은 인어고기를 발견하고 모두 먹어치웠는데 딸이 평양 제일 가는 미인으로 자라났다. 하지만 인어고기를 먹은 요부라는 소문이 돌면서 시집을 가지 못하게 되자 평양의 남자들과의 만남을 갖게 됐고, 평양의 남성들이 허약해지면서 희생 당했다. 그 이후 딸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비구니가 됐지만 남자들이 그녀를 보기 위해 몰려들었고, 결국 산에 들어가서 행방이 묘연했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