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경제리뷰] 정치적 올바름(politically correct)
[역사속 경제리뷰] 정치적 올바름(politically correct)
  • 어기선 기자
  • 승인 2023.05.24 13: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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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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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정치적 올바름’이란 모든 종류의 편견이 섞인 표현을 쓰지 말자는 신념을 말한다. 이런 정치적 올바름이 최근 들어 많이 부각된 이유는 디즈니 영화 ‘인어공주’를 비롯해 여러 문화콘텐츠에서 흑인 배우의 캐스팅 등이 일어나면서 관심이 집중됐다. 정치적 올바름은 출신, 인종, 성별, 성적 지향, 성 정체성, 종교, 장애, 직업, 나이 등의 기반으로 해서 비언어적 모욕과 차별을 하지 말자는 것이고, 이는 미국에서 대두된 사회적 운동이었다.

신좌파와 마르크스교조주의 사이에서

정치적 올바름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오래됐다. 프랑스 대혁명 당시 공화파와 왕정파로 나뉘게 될 때에도 교조주의에 빠지게 되면서 이른바 ‘이단’적인 표현을 하는 사람에게 ‘정치적 올바름’을 꺼내들었다. 이는 영국에서 공산당 선언 때에도 나왔고, 파시즘과 나치즘에서도 사용했다. 정치적 올바름이 부각된 것은 1960년대 신좌파와 마르크스교조주의 간의 논쟁에서 시작됐다. 이념적 실체가 아니라 당과 국가에 충성하기만 하는 사람을 ‘정치적 올바름’의 인물이라고 조롱하면서 유행했다. 68운동 당시 학생들과 청년운동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미국 내에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 1990년대 동구권이 몰락하면서 신좌파 내부에서도 자기들끼리 자조적이거나 서로 풍자할 때 정치적 올바름을 꺼내들었다. 1990년대 중반에는 다문화주의, 생태주의, 여성주의 등으로 이념 전반이 확장되면서 정치적으로 올바른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인식이 깔리게 되면서 ‘정치적 올바름’이라는 담론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예컨대 성소수자에 대한 경멸 등의 시선을 갖게 된다면 ‘정치적 올바름’을 내세워 그들의 시선을 자신의 시선에 맞게 교정시키는 역할을 했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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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김성곤 교수에 의해

정치적 올바름 용어가 한국에 소개 된 것은 1995년 김성곤 당시 서울대 영문과 교수에 의해 ‘도의적 공정성’이라는 단어로 번역돼 소개됐다. 그리고 2000년대 ‘정치적 올바름’으로 용어가 바뀌었다. 정치적 올바름이라는 것이 이른바 교조주의에 대한 조롱에서 출발을 했다는 점에서 교조주의로 빠질 우려가 있다. 예컨대 영화나 드라마에서 줄거리와는 상관없이 반드시 ‘흑인’이나 ‘아시아인’ 등 유색인종 캐릭터를 넣어야 하고, 성소수자 캐릭터를 집어넣어야 하고, 그들은 선인(善人)으로 묘사해야 하고, 악인(惡人)은 반드시 백인이 맡아야 하는 등의 교조주의로 빠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정치적 올바름이 ‘소수자에 대한 배려’로 가야 하는데 교조주의로 빠지게 되면 ‘소수자에 대한 우대’로 갈 수도 있다. 그것으로 인해 오히려 다른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할리우드가 정치적 올바름에 빠진 이유

이와는 별개로 할리우드가 정치적 올바름에 빠진 이유는 영화 출연진의 인종이 다양하면 할수록 흥행 수익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대중문화 상품이 어느 한 지역에 국한돼서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하게 소비가 되기 때문에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제작사들의 관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다양한 인종의 시장에 자신의 작품을 내놓기 위해서는 그에 따른 정치적 올바름을 내세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것이 최근에는 흑인 배우를 캐스팅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앞으로는 아시아인의 기용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이야기도 있다. 아시아인의 기용이 그만큼 시장을 더욱 넓힐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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