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통한 과거리뷰] 서울팅 그리고 조선시대 저출산 대책
[오늘 통한 과거리뷰] 서울팅 그리고 조선시대 저출산 대책
  • 어기선 기자
  • 승인 2023.06.16 1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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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서울시가 저출생을 해결한다면서 미혼 청년의 만남을 주선하는 ‘청년만남 서울팅’ 사업을 내놨다가 비판이 일자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서울팅은 서울에서 직장에 다니는 만 25~39세 미혼 남녀를 대상으로 취미 모임을 운영해서 자연스러운 만남의 기회를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시는 올해 6차례에 걸쳐 서울팅에 참여할 250여 명을 모집할 계획이었고, 이번 추가경정 예산안에도 사업비로 8000만원을 편성했다.
서울팅 사업을 하게 된 이유는 지난해 인구보건복지협회 설문조사 때문이다. 당시 30대 미혼남녀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연애를 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여유가 없어서’(26%)가 나왔고, 이어 ‘사람 만날 기회가 없어서’(20%)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팅 사업이 저출생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방안이 아니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그에 따라 전면 재검토를 하기로 한 것이다.

고을 수령이 직접 나서서

조선시대 저출산 대책은 유명하다. 고을에서 고령의 미혼남녀가 발생하면 수령이 나서서 짝을 지어줬다. 경국대전 등에는 고을에 결혼 연령을 놓친 남녀가 있으면 결혼비용을 관아에서 대서 결혼을 하도록 했다. 또한 고을에 결혼 못한 남녀수 통계 조사를 해서 고을 수령의 인사평점에 반영하도록 했다. 조선시대 중종 재위기간 동안 가뭄, 우박, 지진, 전염병은 물론 종묘에 벼락이 내리치기도 했다. 중종실록에 따르면 가난 때문에 혼인하지 못한 자들에게 관이 혼수를 보조해 혼인하게끔 하라고 돼있다. 중종은 천재지변이 일어난 이유를 혼인하지 않은 사람들의 화가 하늘에 닿았기 때문이다. 성종실록 1472년 5월 7일 기사에는 ‘집안 형평상 혼인하지 못한 자들을 나라에서 구휼할 수 있도록 절목(시행규칙)을 만들게 했고, 예조는 임금의 전교를 받들어 25세 이상 처녀드을 조사했고, 가난해서 결혼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쌀과 콩을 10석씩 지급해서 혼수로 삼게 했다. 영조의 경우 참찬관 박문수가 “제때 혼인하도록 하는 것이 왕정의 선무(先務)”라고 하지 영조가 크게 공감하면서 한성부 당상, 각 도의 감사, 고을 수령들에게 “혼기가 지난 자들을 수소문하고 혼수 준비를 도와 때를 넘기는 우환이 없도록 하라”고 명했다.

정조의 결혼 정책

특히 정조의 결혼정책은 유명하다. 정조가 1791년 2월 9일에 내린 전교에는 “나이가 찼는데도 혼사를 치르지 못한 남녀를 특별한 규칙과 관례로 돌보아주는 것은 옛 성군들의 어진 정사에 부합된다”고 돼있다. 즉, 결혼하지 못한 사람들을 돌보겠다는 뜻을 보인 것이다. 이에 조사를 해본 결과 한성 5부(오늘날 서울시)에서 가난해 혼인을 제때 하지 못한 자들의 명단을 올렸는데 사족과 평민을 합쳐 모두 281인이었고, 나라에서 돈 500전과 포목 2단씩 지원해서 혼사를 서두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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