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리뷰] 6월 29일 제1차 금융 구조조정 단행
[역사속 오늘리뷰] 6월 29일 제1차 금융 구조조정 단행
  • 어기선 기자
  • 승인 2023.06.29 0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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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1998년 6월 29일은 제1차 금융 구조조정을 단행한 날이다. 금융감독위원회가 시행한 대규모 부실 금융기관 퇴출 작업이다. 해방 이후 우리 정부가 직접 나서서 시중은행을 폐업 시킨 사건이다. 그 이전까지 우리나라에서 은행은 망하지 않는다는 인식을 가졌지만 이후에도 은행은 망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이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국제통화기금에 의한 관리 체제가 시작되면서 신자유주의 개혁정책을 추진하게 됐고, 그중 하나가 금융 구조조정이었다.
이에 12개 시중·지방은행을 비롯해 자기자본비율이 낮은 은행, 상호신용금고, 신용협동조합 등에 경영개선을 요구하고 자구안을 제출받아 검토했다.

5개 은행 퇴출 발표

이날 금융감독위는 5개 은행의 퇴출을 발표했고, 재정경제부에 이들 은행의 은행업 인가 취소를 요청했다. 퇴출은행은 동화은행, 동남은행, 경기은행, 대동은행, 충청은행이고, 이들 은행은 각각 신한은행, 주택은행, 한미은행, 국민은행, 하나은행이 인수했다. 퇴출 은행은 이날부터 영업이 정지됐고, 금감위 관계자들이 본점을 접수했다. 인수은행은 고용승계 의무는 없었지만 금감위는 행원 재고용 보장 요청을 했으며, 예금에 대해서는 전액 지급보장을 약속했다. 또한 조흥은행, 한국상업은행, 한일은행, 평화은행, 외환은행, 강원은행, 충북은행은 은행장 및 이사진 교체를 반드시 포함한 경영자구안 제출을 요구했으며, 부실 신용금고, 신용협동조합 등의 정리도 함께 이뤄졌다.

왜 하필 우리냐

퇴출 은행 직원들은 당연히 반발했다. 이날 소속 은행 본점 로비에 가족들과 함께 나와 고용 보장 요구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에 본점 접수를 시도하는 인수자 측 직원과 퇴출 은행 직원들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전산 담당 직원은 전산시스템을 껐다. 이에 5개 은행의 모든 업무가 중단되면서 많은 고객들이 불편을 겪어야 했다. 특히 이날은 월말이기 때문에 고객들 중 일부는 세금을 내지 못하게 됐고, 기업들은 부도 위기에 놓이게 됐다. 이에 정부는 세무서에 퇴출 은행 통장 사본을 제출한 사례에 한해 납세기일을 연장해줬으며 기업들에게는 어음의 지급기일 연장을 요청했다. 이들 은행들은 우여곡절을 겪어서 오늘날 우리가 접하는 은행들로 재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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