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통한 과거리뷰] 홍준표 ‘과하지욕’ 그리고 초한지의 ‘한신’
[오늘 통한 과거리뷰] 홍준표 ‘과하지욕’ 그리고 초한지의 ‘한신’
  • 어기선 기자
  • 승인 2023.07.21 1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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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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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홍준표 대구시장이 집중호우로 인한 수해가 발생한 때 골프를 친 것을 두고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징계를 착수한 것에 대해 과하지욕(跨下之辱)이라는 고사성어를 사용해서 심경을 드러냈다. 과하지욕은 ‘바짓가랑이 밑을 기어가는 치욕’이라는 뜻이다. 이는 초한지의 한신과 관련된 고사성어이다. 사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고사성어 중 한신 일화에서 나온 고사성어가 많다. 예컨대 다다익선이나 토사구팽 등이 있다.

과하지욕(胯下之辱)

과하지욕을 이야기하기 전에 ‘걸식표모(乞食漂母)’가 있다. 한신 집안은 가난했다. 그렇기 때문에 밥을 빌어먹는 백수 신세였다. 그러나 알고 지낸 사내로부터 밥을 빌어먹었는데 그 사내의 부인은 한신을 싫어했다. 이에 일부러 새벽에 남편의 밥을 지어 먹이면서 한신이 밥을 얻어 먹지 않게 했다. 그러자 그 사내와 절교를 하고 다시는 그 집에 가지 않았다. 그러다가 빨래터에서 빨래를 하던 아낙네에게 밥을 달라고 해서 며칠 동안 밥을 얻어먹었다. 그러자 한신은 그 아낙네에게 “나중에 꼭 은덕을 보답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아낙네는 화를 내면서 “대장부가 스스로 살아가지 못해 내가 왕손(王孫)을 불쌍히 여겨 밥을 준 것이니 어찌 보답을 바라리오”라고 했다. 하지만 훗날 한신은 진짜로 약속을 지켰다. 이렇게 동네 아낙네에게도 무시를 당하던 한신이었기 때문에 젊은 사람들에게도 무시를 당했다. 회음 지방 젊은 사람들 중 한 사람이 한신을 욕하면서 용기가 있으면 자신을 찌르고 이 길을 지나가야 하고, 만약 용기가 없다면 자신의 가랑이 밑을 기어서 지나가라고 했다. 한신은 결국 가랑이 밑으로 기어서 지나갔고, 사람들 모두 비웃으면서 겁쟁이라고 놀려댔다.

다다익선

유방이 각 장수들의 장점과 단점을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유방은 한신에게 자신은 어느 정도 숫자의 군사를 이끌 수 있을 것 같냐고 질문을 했다. 그러자 한신은 “10만” 정도라고 답변했다. 그러자 유방은 한신에게 “그럼 너는?”이라고 질문했다. 그러자 한신은 “신(臣)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습니다”(다다익선)이라고 답변했다. 그러자 기분이 상한 유방은 한신에 왜 자신에게 사로잡혔냐고 따졌고, 한신은 “폐하께서는 비록 군사를 많이 거느릴 수 있는 재능은 부족하시지만, 그 군사들을 잘 통솔할 수 있는 장군들을 거느릴 수 있는 재능이 있으십니다. 그래서 제가 폐하의 포로가 된 것입니다. 하물며 폐하는 하늘의 도움을 받고 계시기 때문에 사람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가 없습니다”고 답변했다. 즉, 유방은 능력이 없지만 하늘의 도움으로 황제가 됐다는 이야기다. 그러니 유방이 한신을 죽일 수밖에 없었다.

토사구팽

결국 유방은 중국을 통일 한 후에 한신을 죽이기로 작정했다. 이에 남방 운몽택으로 놀이를 간다면서 제후들을 모두 모이게 했다. 한신은 처음에 몰랐다고 하지만 결국 나중에 알게 되면서 유방과 전쟁을 벌일까를 생각했다. 그러자 누군가 한신이 숨겨주고 있던 ‘종리말’을 목을 황제에게 바치면 용서해줄 것이라고 하자 한신은 종리말에게 그 말을 전했다. 이에 종리말은 한신에게 “황제가 초를 공격하지 않은 것은 내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 나를 바치면 나도 죽지만, 곧 너도 죽을 것이다. 너 같은 자를 어찌 장자(長者)라고 하겠는가?”라면서 자신의 목을 찔러 자결했다. 한신은 종리말의 목을 베어 유방을 만나러 갔지만 유방은 종리말의 목은 신경도 쓰지 않고 한신을 사로잡았다. 그러자 한신은 “과연 사람들이 교활한 토끼가 죽으면, 좋은 사냥개가 삶겨진다(狡兎死 走狗烹)라 한 것과 같구나”라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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