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정부가 내세운 녹색혁명
1953년 리비아 정부는 석유 매장 조사를 하다가 대량 지하수를 발견하는데 지하수가 무려 35조톤이나 됐다. 하지만 1969년 군인이었던 카다피 중위가 쿠데타를 일으켜 카다피 정부가 들어서게 됐다. 카다피 정부는 반대 세력을 잠재우는 방법으로 사막을 농지로 바꾸는 ‘녹색혁명’을 내세우게 됐다. 카다피의 정치생명이 담겨진 계획이면서 규모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공사는 총 4기로 나누는데 1기는 지하수가 가장 풍부한 동남쪽 쿠프라 일대로부터 지하수를 퍼 올려 벵가지와 시르테 등 중동부 해에 공급하고, 2기는 페잔(Fezzan)의 사브하 근처로부터 물을 퍼 올려 수도 트리폴리 및 미스라타 등 서부 해안에 공급하는 것이다. 3기는 1기 수로에 쿠프라의 중심 도시인 알자우프 지선을 추가하고, 4기는 각각 서쪽에서는 가다메스 근처로부터 주와라-사브라타 지역으로, 동쪽에서는 자그붑에서 토브룩을 급수한다. 마지막 5기는 시르테-쿠프라간 1기 수로와, 트리폴리-사브하간 2기 수로를 연결할 계획이다.전세계 건설사들의 치열한 경쟁
대규모 토목공사였기 때문에 전세계 건설사들이 모두 달라붙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아건설 역시 수주를 따내기 위해 비밀전담반을 만들어 입찰 준비를 했다. 이에 동아콘크리트는 송수관 생산을, 대한통운은 송수관 운반을, 동아건설이 송수관 매설 작업을 맡기로 하면서 39억 달러를 제시했고, 입찰이 됐다. 1단계 공사는 연인원, 1천100만명, 중장비 550만대가 투입됐다. 사막이기에 모래바람 때문에 지형이 순식간에 바뀌어서 공사가 어려웠다.2단계 공사 수주
카다피 정부는 동아건설이 1단계 공사를 하는 도중 2단계 공사를 국제경쟁 입찰로 다시 붙였다. 2단계 공사 수주전은 총 72개 업체가 참가했고, 동아건설과 인도 컨티넨탈사가 마지막까지 남았다. 동아건설은 36억 달러를 제시했고, 컨티넨탈사는 27억 달러를 제시했다. 터무니 없는 낮은 가격에 리비아 정부는 당황해서 입찰 중단 선언을 했다. 하지만 인도 정부는 ‘인도에는 핵기술이 있다’고 로비를 했다. 카다피 정부로서도 미국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핵기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이에 컨티넨탈사로 입찰이 돌아갈 것이라는 것이 우세했다. 그런데 반전의 상황이 벌어졌다. 그것은 1단계 공사가 마무리 되면서 수통식을 앞두고 시험가동을 위해 예비 수통식이 열렸다. 그리고 대성공을 한 것이다. 당시 카다피 정부는 예비 수통식이 대성공을 거두자 동아건설을 전적으로 신뢰했다. 그러면서 결국 국제경쟁 입찰에서 수의계약 입찰로 바꾸고 동아건설이 따냈다.성수대교 사고로 파산
동아건설이 2단계까지 수주하면서 승승장구할 것이라고 모두 기대했다. 하지만 성수대교 붕괴 사고가 발생하면서 동아그룹은 파산했고, 리비아는 내전을 거치면서 3~5단계 공사가 진행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단계 공사 후 경작 가능 면적이 한반도 면적 6배 이상 넓어졌다. 물부족을 겪었던 지역이 물부족에서 해방되면서 도시개발 사업들이 이뤄졌다. 비록 리비아 내전을 겪었지만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지 않은 것도 수자원이 안정적으로 공급됐기 때문이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