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속 경제리뷰] 은하철도 999
[작품속 경제리뷰] 은하철도 999
  • 어기선 기자
  • 승인 2023.10.10 13: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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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은하철도 999는 마츠모토 레이지가 제작한 일본 애니메이션이다. 지금도 매니아가 있을 정도로 상당한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은하철도 999는 기계인간이 되려는 호시노 테츠로와 신비로운 여인 메텔이 기계 몸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는 안드로메다의 어느 별로 가기 위해 우주 공간을 달리는 열차인 은하초특급 999호를 타고 가는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하지만 해당 애니메이션에 담겨진 것은 1970년대 일본의 경제·사회상이 고스란히 담겨있다고 할 수 있다.

일본이 패망하고

일본은 1945년 태평양전쟁에서 패망을 하면서 더 이상 미래가 없는 나라가 됐다. 산업은 철저하게 파괴됐고, 미군정은 농경국가로 만들겠다고 계획을 했었다. 하지만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면서 일본은 기사회생을 했다. 한국전쟁을 기반으로 급성장하면서 일본은 자신감이 생겨났다. 실제로 1968년 국민총생산이 세계 2위에 도달했으며, 1964년 도쿄올림픽, 1970년 만국박람회를 개최하면서 일본 국민의 자신감은 대단했다. 하지만 더불어 인간성 말살에 대한 공허와 허무감이 확산되면서 ‘탈물질주의’가 발생했다. 그것은 고도경젱성장 시기를 거치면서 급격한 도시화가 이뤄졌고, 1차 산업에서 2차 산업 그리고 3차 산업으로 빠르게 산업 구조가 변화했으며, 핵가족화가 정착되면서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형성됐다. 아울러 빈부격차는 더욱 커지기 시작했다. 결국 전후 패망 이후 고도성장에 대한 자부심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일본 사회에 한꺼번에 몰아닥치면서 혼란스런 역사관을 갖게 됐다. 그에 대한 반발심으로 인간성 회족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런 이유로 1960년대 일본 사회는 사회주의 운동이 격렬하게 일어났다. 대학가도 예외는 아니었다. 전학공투회의가 대표적이었고, 전학공투회의 소속 대학생들이 애니메이션에 진출하면서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애니메이션들이 많이 만들어졌다. 대표적으로 개구리 왕눈이와 프란다스의 개 등이 있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 속에 은하철도 999가 제작됐다. 즉, 일본의 고도성장에 대한 허무함과 인간성 회복을 호소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왜 은하철도999인가

은하철도999호는 재래식 증기기관차이다. 그것은 산업혁명의 상징이기도 하다. 은하철도999가 증기기관차인 이유는 유물론적 세계관으로 나아가는 운송수단이다. 그것은 일본이 패망한 이후 고도성장을 거치면서 물질만능주의로 나아가는 상징으로 산업혁명의 상징인 ‘증기기관’을 내세운 것이다. 영원한 삶을 살 수 있는 기계의 몸을 얻기 위한 소년 데츠로와 여인 메텔의 우주여행 운송수단이 재래식 증기기관차로 묘사한 것은 산업혁명을 계기로 더욱 폭발적으로 변한 인간의 욕망을 표현한 것이다. 또한 999란 1000이라는 완벽함에 1이 모자란 것을 의미한다. 그것은 바로 영원함에 대한 한계성과 유한한 인생 속에서 인간성을 회복하고 기계화된 모성 메텔이 그 지배자인 기계여왕을 파괴함으로써 인간성을 회복 실천하는 것을 의미한다. 비판과 고민 없이 맹신해온 과학기술이 절대진리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인간적인 별 지구로 귀환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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