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검찰이 KT 무궁화3호 인공위성 불법매각 사건 수사를 재개한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은 KT인공위성 개발 관련기술실무총괄 박사에 대한 고발사건을 배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인물이 2014년 미국으로 도피하면서 고발 사건에 대해 검찰이 기소중지했다. 수사가 이번에 재개된 이유는 피의자의 신청에 의해서이다.

헐값 매각 의혹

KT는 약 3천억원의 연구·개발이 투입된 무궁화3호 위성을 2011년 9월 ABS사에 미화 2085만 달러(당시 환율로 약 205억원)로 매각했다. 무궁화3호 위성은 1999년 발사돼 적도 3만6000㎞ 상공의 정지궤도에서 방송·통신 서비스를 제공(설계수명기간 12년)하고 있었고, 2011년 이후 잔여 연료수명기간인 6년간 무궁화5·6호 위성의 백업위성으로 활용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KT는 매각·수출을 위한 방송통신위원회의 인가와 지식경제부장관의 허가를 거치지 않은 채 ABS에 그 소유권을 넘겼다. 정부는 2013년 12월 매각 이전 상태로의 복구명령을 내렸지만, ABS의 거절로 불발됐고 이후 국제상업회의소(ICC) 중재법원을 통한 국제분쟁으로까지 번졌다.

황당했던 매각 과정

매각과정에서 매각 협상 담당자였던 KT 직원이 ABS 측 부사장으로 이직하면서 그야말로 황당한 매각 과정이 됐다. 국민세금으로 들어간 것을 KT가 수명이 다됐다는 이유로 단독 10억원 미만으로 위성과 관제센터까지 팔아넘겼다는 것에 대해 국민적 공분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위성을 판매한 것도 문제이지만 관제센터까지 팔았다는 점에서 상당한 문제가 야기됐다. 왜냐하면 관제소는 모든 정보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인공위성이 국가안보에 직결된 중요한 전략물자라는 점에서 정부의 허가 없이 KT가 마음대로 처분을 했다는 점에서 그 비판을 계속 받고 있다.

매각 무효라고 했지만

결국 주무부처에서 해당 매각은 무효라면서 KT에게 매각 이전으로 되돌리라고 명령ㅇ르 내렸다. 하지만 KT와 ABS는 무궁화 위성 3호의 재매입 비용을 합의하지 못했다. 그것은 ABS가 매입 금액보다 많은 액수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ABS는 위성중계권을 이용해 연간 수익 수백억 원을 올렸고, 이후에는 연간 천억 원도 넘길 것으로 예상됐다. ABS의 사주와 부사장은 한국인이고, 이런 부당한 거래에 KT 고위 간부가 협력해서 헐값에 팔아넘긴 것이다. 단순한 전략물자의 판매가 아닌 조직적이고 악질적인 횡령으로 여겨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