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한국마사회가 2019년 851억 원에 매각한 서울시 마포부지를 매입한 민간 건설사가 이를 오피스텔로 개발해 3천856억 원의 분양 수익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승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마사회 마포부지 매각 현황을 분석한 결과, 한국마사회는 2019년 12월 5일부터 16일까지 서울 마포구 마포동 195-1일대 24개 필지 2천343.4㎡(약709평)에 대한 입찰을 진행, 2019년 12월 26일 한토플러스㈜에 851억 원에 매각했다.
시행사인 한토플러스㈜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자회사였던 한국토지신탁 출신 임직원들로 구성된 한토그룹(회장 최일봉)이 ‘마포 뉴매드’ 사업을 위해 설립한 회사다.
한토플러스㈜는 한국마사회로부터 매입한 부지를 지하 7층~지상 20층 규모의 오피스텔 294호(분양 254호, 임대 40호)와 근린생활시설 37호 등을 공급하는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을 서울시로부터 승인받았고, 2021년 11월 오피스텔 254호 등에 대해서 전용면적 기준 평당 최고 9천613만 원이라는 높은 분양가에 분양해 분양수익 3천856억 원을 챙겼다.
특히 김 의원이 한토플러스㈜의 사업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한토플러스㈜는 해당 오피스텔을 건설할 때 851억 원의 토지매입비를 포함해 약 3천576억 원이 소요된다는 것을 고려해도 최소 316억 7천590만 원의 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 된다.
김 의원은 “한국마사회가 마포부지를 민간 건설사에 매각하지 않고 이를 직접 개발했다면 별도의 토지매입비가 들지 않기 때문에 1천억 원 이상의 개발이익을 얻어 약 700억 원 이상의 축산발전기금을 납부할 수 있었을 것이고, 한국마사회 용산장학관처럼 공공임대주택이자 기숙사로 개발했다면, 농어촌 출신 청년·대학생들의 주거 안정을 이룩하는데 크게 기여했을 것” 이라며 “한국마사회가 서초부지를 매각하게 되면, 이러한 기회를 놓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국마사회가 보유하고 있는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동 1672-6 외 1 필지 1천400.4 ㎡(약 424평)는 지하철 2·3호선 교대역 5번 출구와 12번 출구를 접하고 있는 초역세권 부지로 오피스텔이나 상업용부동산으로 개발했을 때, 잠재 가치가 매우 뛰어난 곳이다.
특히 한국마사회 서초부지 인근에서 분양한 엘루크 서초는 2022년 2월 평당 5천179만 원에 분양했는데, 엘루크 서초의 2023년 공시지가는 ㎡당 1천774만 원으로 한국마사회 서초부지의 2023년 공시지가 ㎡당 4천762 만 원의 37.3% 수준에 불과 했고, 또 최근 서초부지 감정평가액이 1천772억 4천920만 원을 기록한 점을 고려할 때, 한국마사회가 서초부지를 오피스텔로 개발할 경우, 평당 1억 원에 분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한국마사회가 서초부지를 민간에 매각하지 않고, 지상 2층부터 17층까지 전용면적 60.61㎡(약 18평), 계약면적 127.24㎡ 규모 128세대 오피스텔을 건설해 토지비 평당 7천924만 원, 건축비 평당 2천227만 원 등 평당 1억 151만 원에 분양할 경우, 약 3천443억 원의 분양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 된다.
또한, 한국마사회가 서초부지 개발을 통해 건설한 오피스텔을 민간에 100% 분양하지 않고, 약 20%를 농어촌 지역에서 서울·수도권에 있는 대학으로 진학한 학생들을 위해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청년기숙사로 제공한다면, 많은 농어촌 출신 학생들의 주거비 부담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한국마사회는 지난 2020년과 2021년 코로나 19로 인해 경마가 중단되면서 취약해진 재무 건전성을 회복하기 위해 서초부지 매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나, 작년에 경마가 재개되면서 매출액 6조 4천311억 원, 당기순이익 973억 원을 기록했고, 한국마사회가 수립한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도 2023년부터 2028 년까지 연평균 924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면서 “한국마사회가 서초부지를 매각하지 않아도 독점사업인 경마사업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한데다, 온라인 마권 발매 허용으로 매출액이 증가할 것을 고려하면, 서초부지를 매각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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