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영 수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취임했을 때 별명이 ‘오대영’이었다. 외국인 감독이 개최국 망신을 다 시켰다는 비난을 받았다. 언론은 조급증으로 인해 히딩크 감독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졌고, 국민들 역시 “개최국으로서 16강만 넘으면 체면치레”라면서 히딩크 감독에 대한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히딩크 감독이 우리 축구의 문제점을 분석했는데 공격수는 많으나 수비수의 자원이 부족했고, 정신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간파했다. 훈련 중에도 전술적, 기술적 실수는 문제 삼지 않았지만 선수들의 정신력에 대해서는 비판과 조율을 요구했다. 히딩크 감독은 우리 축구 기술이 유럽과 비교해도 훌륭하다고 생각했고, 정신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민들은 ‘붉은 전사’라면서 정신력이 투철한데 히딩크 감독이 잘못 분석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했다. 히딩크 마법 하지만 월드컵이 다가오면서 히딩크 감독의 마법이 통했다. 그리고 월드컵 예선전에서 돌풍을 일으키면서 16강에 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히딩크 감독은 “나는 아직 배가 고프다”는 명언을 남기면서 온 국민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그야말로 히딩크 감독의 마법이 통한 것이다. 무엇보다 히딩크 감독이 우리 사회에서 가장 고질적인 부분을 깨부셨다. 그것은 바로 선후배간 위계질서였다. 그라운드에서 반드시 나이를 막론하고 반말을 쓰고 위계질서에 관계없이 서로 간에 대화를 하며 경기를 이끌어 나가게 했다. 이것이 직장 조직문화를 바꾸게 해서 선후배 간의 위계질서를 많이 무너뜨리게 했다. 초반에는 선후배 간의 위계질서가 무너지는 것에 대해 반발심도 크게 작동했지만 점차 우리 사회가 유연화 되면서 창의성이 돋보이게 됐다. 그것이 오늘날 K한류로도 이어지게 됐다. 이런 위계질서는 히딩크 감독 스스로도 깼는데 신예 박지성을 기용한 것이 대표적이었다. 즉, 능력 위주로 발탁을 했다는 점에서 히딩크 감독의 마법이 통했다. 히딩크 감독은 이후 대한민국에서 위상이 상당히 높아졌다. 또한 히딩크 감독 역시 우리나라에 대한 각별한 애정도 계속 보여왔다. 이에 우리 국민은 한국으로 귀화시켜 ‘희동구’라는 한국 이름을 주고 상암 희씨의 시조로 삼자는 애정 어린 농담까지 돌아다녔을 정도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