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의 울림이
이에 전제용 선장은 회사 지침과 양심 사이에서 흔들렸다고 했다. 하지만 결국 회사 지침을 거부할 수 없기 때문에 무시할 수 없어서 지나치려고 했다. 그리고 보트피플 사람들은 멀어져가는 배를 바라보면서 낙담에 빠졌다. 그런데 그때 전제용 선장은 뱃머리를 돌렸다. 96명의 베트남 난민들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 선장은 선원들에게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면서 96명을 구조했고, 부산항까지 다같이 버티기로 했다. 그리고 여성들과 아이들에게 선원들의 침실을 내어주고, 노인과 환자는 선장실을 내어줬다. 그리고 한국선원들은 그들을 치료하고 보살폈다. 부산항까지 열흘이라는 시간을 걸렸는데 식량이 바닥났다. 그때 전 선장은 “참치가 많으니 안심하라”면서 보트피플을 안심시켰다. 그렇게 부산항에 무사히 도착하고 난민소에서 1년 반을 지냈다.해고 통지 받은 전제용 선장
전 선장은 부산항에 도착하자마자 회사로부터 해고 통지를 받았고, 당국에 불려가 조사까지 받았다. 그 이유는 정부와 회사의 지침을 어기고 난민을 구출했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에 여러 선박회사에 이력서를 넣었지만 취업연락을 받지 못했고, 결국 고향인 통영에 내려와 멍게 양식업을 하면서 생계 유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트피플 중 한 명인 피터 누엔은 미국으로 건너가 간호사가 됐고, 전 선장을 잊지 못해 수소문했고, 16년 만에 전 선장의 소재를 알게 되면서 전 선장으로부터 편지를 받았다. 편지 내용에는 자신은 보트피플을 구한 것에 대해 한번도 후회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리고 2004년 8월 8일 19년만에 피터 누엔과 전 선장은 극적인 재회를 했다. 피터 누엔의 증언에 따르면 그날 25척의 배로부터 외면을 당했고, 26번째 ‘광명 87호’에 의해 구조를 받았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