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1955년 11월 15일은 일본 자유민주당이 창당한 날이다. 이른바 55년 체제가 시작된 날이다. 그리고 오늘날까지도 장기집권한 정당이 이날 창당됐다.
자민당 창당은 일본으로서는 고도경제성장을 이뤄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그 이전에 6.25 전쟁으로 인해 전쟁 특수를 누렸지만 전쟁이 끝나고 난 후 일본 사회는 복잡한 사회로 치달았다. 그런 의미에서 일당 독재가 필요했다는 사회적 분위기도 있었다.
혼란한 정치권
일본제국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하고 난 후 일본은 군주제를 유지하면서도 자유민주주의를 도입했다. 그러면서 여러 정당이 탄생했는데 크게 일본자유당, 일본민주당, 일본사회당 등이 있었다.
일본자유당과 일본민주당은 보수 정당의 정체성을 갖고, 일본제국 시절의 정치적 유산을 갖고 있었다. 그러면서 점차 재무장 지지를 한다는 방향으로 노선이 바뀌었다. 일본사회당은 사회민주주의 계열 정당이었다.
일본자유당과 일본민주당은 민주자유당으로 합당했으나 또 다시 일본민주당이 창당됐다. 이 일본민주당이 공공연히 재무장을 주장하면서 오늘날 일본 우익의 뿌리가 됐다. 이처럼 정파의 이익에 따라 이합집산을 끊임없이 이어갔다. 그러면서 정치적 혼란이 거듭됐다.
문제는 1954년 하토야마 이치로가 총리가 됐고, 1955년 민주당이 승리를 거뒀지만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했다.
민주당으로서는 일본자유당과 일본사회당이 연합하게 되면 과반이 넘는 의석이 될 것이라는 두려움을 갖게 됐다. 이에 전격적으로 합당을 결정하게 되면서 탄생한 정당이 ‘자유민주당’ 자민당이다.
원래는 일본보수당
신당창당준비회는 ‘당명위원회’를 따로 만들고 당명을 공모했다. 이에 2191건의 공모가 있었는데 1위는 ‘일본보수당’이 올랐다. 2위는 ‘민주자유당’과 ‘보수당’이었고, 4위는 ‘일본국민당’이었다.
하지만 이런 당명들을 사용하면 선거에 불리하다는 부정적 의견이 대다수를 이루면서 결국 당내에서 논의를 해서 자유민주주의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자유민주당’을 당명으로 결정했다. 이에 ‘자민당’이 약칭이었다.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이제는 ‘자유민주당’보다는 ‘자민당’을 더 많이 사용한다.
자민당이 워낙 장기집권을 하면서 자민당 내부에서도 ‘자민당’이라는 이름을 버리고 새로운 이름을 내걸자는 주장이 있었지만 끝내 기득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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