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급등, 뉴욕 증시 상장사들 주가 줄줄이 하락하기도
뜬 눈으로 밤샌 기업들, 행사나 미팅 등 주요업무들 줄줄이 연기
[파이낸셜리뷰=박영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후폭풍으로 많은 기업들이 간밤에 혼란을 빚었다.
국회 인근에 위치한 기업들과 IT 업계에서는 임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권고하고, 일부 기업은 긴급 사장단 회의를 소집해 사태를 면밀히 살피기도 했다.
특히 갑작스러운 비상계엄 선포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뉴욕 증시에 상장된 한국 기업들의 주가가 줄줄히 하락세를 보이는 등 금융시장 불안정성이 높아지자, 기업들은 밤새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결국 6시간 만에 비상계엄 선포가 해제됐지만, 간밤의 혼란으로 대한민국 경제계가 뜬눈으로 밤을 지새워야만 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국회 인근의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근무 중인 직원들에게 재택권고를 안내했다.
비상계엄이 해제됐지만 LG트윈타워와 국회는 불과 2km도 채 떨어져있지 않을 정도로 가까운데다가 4일 새벽 국회에 무장한 군인들이 진입하는 등 급박한 상황이 있었던 만큼, 추이를 좀더 지켜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SK 등 주요 대기업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현재는 모든 사업장이 정상 가동 중인 상태다. HD현대는 긴급 사장단 회의를 소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외국계 회사들과 게임‧IT업계에서는 전 직원 재택근무를 권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넥슨‧카카오게임즈‧크래프톤 등이 일제히 전사 재택근무 또는 자율재택근무를 공지했으며, 네이버‧엔씨소프트 등은 재택근무를 권고했다가 오전 중 해제했다.
행사나 미팅 등 주요업무들도 줄줄이 연기됐다. 다수 기업에 따르면, 여의도 인근에서 진행되는 행사 또는 미팅들이 일제히 취소 또는 연기되는 등 혼선이 빚어졌다. 주요 경제단체들도 계획에 있던 행사들을 모두 취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간밤의 비상계엄 선포가 6시간 만에 해제됐지만, 시장에서는 즉각적인 반응이 있었다. 원달러 환율이 한때 1430원까지 치솟았고 뉴욕 증시에 상장된 한국물 상장지수펀드(ETF)와 쿠팡‧포스코‧웹툰엔터테인먼트 등의 주가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 등 불확실성에 더해 정부발(發) 비상계엄 선포 리스크로 외환 거래가 많은 기업들은 대응 마련에 고심하며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워야만 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4일 열린 긴급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정부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우리 경제와 기업의 경영활동, 국민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일 밤 10시30분경 생중계로 진행된 대국민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지만 2시간여 만인 4일 오전 1시경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을 의결하고 4시27분쯤 비상계엄 선포를 해제하면서 ‘6시간’ 만에 마무리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