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개발에도 생산실적 ‘전무’한 국산 신약 무려 ‘6개’ 달해"
"최초 개발에도 생산실적 ‘전무’한 국산 신약 무려 ‘6개’ 달해"
  • 전민수 기자
  • 승인 2017.09.11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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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전민수 기자] 삼성이 바이오사업 진출 7년 만에 신약 개발에 뛰어들면서 국산 신약의 글로벌 경쟁력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 1999년부터 시작된 국산 신약은 그간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지만, 여전히 글로벌 무대의 위상은 초라해 업계의 분발과 정부의 전폭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많은 개발 과정에서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붓고도 정작 생산실적이 전혀 없는 국산 신약이 6개에 달해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반면 지난해까지 허가를 받은 국산 신약 26개 가운데 생산실적이 전무한 약은 6개로 집계됐다. SK케미칼의 항암제 ‘선플라주(국산 1호 신약)’와 동화약품의 방사성의약품 ‘밀리칸주(국산 3호 신약)’, CJ헬스케어의 녹농균 감염 예방백신 ‘슈도박신주(국산 7호 신약)’ JW중외제약의 ‘제피드정’ 등 6개 국산 신약은 지난해 생산실적이 전혀 없었다. 이와 관련 SK케미칼이 지난 1993년 국내 제약업계 최초로 신약으로 허가를 받은 위암 치료제 선플라주는 2009년부터 생산이 중단됐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선플라주의 효능이 이후 출시된 항암제보다 상대적으로 뒤쳐지면서 시장의 선택을 받지 못한 것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지난 1995년 1월 허가받은 CJ헬스케어의 슈도박신주는 세계 최초의 녹농균 예방백신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희귀의약품으로 임상 3상 전 조건부 허가를 받긴 했지만 임상 3상시험 자료를 제출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CJ헬스케어는 허가받은 지 15년 만인 지난 2010년 1월 슈도박신주를 자진 품목 취하했다. 지난 1997년 허가 당시 세계 최초의 방사성의약품 간암 치료제로 기대를 모았던 동화약품의 밀리칸주 역시 임상 3상 전 조건부 허가를 받았지만 임상시험 자료를 제출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동화약품은 지난 2012년 시판 허가를 자진 취하했다. 특히, 밀리칸주는 방사성의약품이어서 미리 생산하지 못하고 요청이 들어오면 생산에 들어가는데, 수요가 거의 없어 경제성 측면에서도 이점이 없다는 점도 반영됐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JW중외제약의 발기부전 치료제 ‘제피드정’은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아 생산을 접은 경우에 해당한다. 제피드정이 허가를 받은 지난 2011년은 대표적인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의 물질특허가 만료되면서 수많은 제네릭(복제약)이 쏟아져 나왔던 시기였다. 가격 경쟁력에서 밀린 제피드정은 2015년까지는 제품 생산(약 13억원 규모)이 이뤄졌지만, 지난해에는 사업 타당성 검토 후 생산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이 같은 실패의 사례가 있는 반면 최근 국내 바이오제약기업이 잇따라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어 국산 신약의 경쟁력에도 한층 속도가 붙고 있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한미약품이 다국적 제약사 사노피에 3조50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한 당뇨병 치료제는 연내 임상 3상을 시작하고, 신라젠은 전 세계 14개국에서 간암 치료제 ‘펙사벡’의 막바지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유전자 기반 퇴행성관절염 치료제는 지난달 국내 허가에 이어 미국 진출을 앞두고 있고 SK바이오팜도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개발한 수면장애 치료제의 임상시험을 최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또한 신약개발로 매출에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는 기업도 있다. 국내 최초 고혈압 신약인 보령제약의 ‘카나브정(국산 15호 신약)’이 지난해 국산 신약 가운데 유일하게 500억원 이상의 생산실적을 기록하며 가장 많이 생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LG화학의 당뇨병 치료제 ‘제미글로정’이 315억1400만원으로 뒤를 이었고, 일양약품의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 ‘놀텍정(186억2400만원)’, 종근당의 당뇨병 치료제 ‘듀비에정(161억9600만원)’, 한미약품의 폐암 치료제 ‘올리타정(101억7600만원)’ 등이 100억원 이상의 생산실적을 기록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1990년대 허가받은 신약은 자체 기술을 통해 혁신적인 신약을 개발하는데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시장성을 감안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반면 2010년대 출시된 신약은 고령화로 인한 의료 니즈(needs)에 부합하는 치료제로 개발돼 상업적으로도 성공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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