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파고들다”...패션업계, 라이프스타일 전시로 소통
“일상을 파고들다”...패션업계, 라이프스타일 전시로 소통
  • 남인영 기자
  • 승인 2017.12.19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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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루이까또즈
[파이낸셜리뷰=남인영 기자] 패션업계가 소비자의 생활과 가까운 소재에 예술을 결합한 라이프스타일 전시로 대중과의 소통에 나섰다. 최근 패션업계는 소비자에게 친숙한 소재인 장갑, 향수, 탁자 등을 예술적 콘텐츠로 확장, 브랜드의 정체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이는 최근 개인이 느끼는 만족과 가치를 중요시하는 '가치소비'가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제품의 기능 못지않게 소비자가 느끼는 브랜드의 감성적, 경험적 가치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아울러 심오하고 난해한 예술 작품을 소재로 한 전시에 비해 장갑, 탁자 등 생활과 맞닿아 있는 라이프스타일 전시가 소비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간다는 점도 주요 원인이다. 패션업계에서는 일상 소재를 활용한 라이프스타일 전시로 소비자의 미적 욕구를 충족시키고, 브랜드 이미지를 확장하고 있다. 프랑스 패션 브랜드 루이까또즈는 논현동 플랫폼엘에서 장갑과 향수, 탁자 등 일상적 소재를 예술로 재해석한 라이프스타일 공예를 만나볼 수 있는 '오뜨꾸뛰르 장갑&향수 아트전'을 진행중이다. 내년 2월 11일까지 진행되는 이 전시는 프랑스 파리에 살고 있는 한 여인의 공간을 테마로, 여인의 자취를 밟듯 탁자, 조명, 주얼리 등 200여 점이 넘는 공예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장갑 디자이너 토마신 바르느코브(Thomasine Barnekow)’과 협업해 꾸며진 공간인 ‘겨울의 정원’에서는 주로 방한용이나 패션 소품으로 익숙한 장갑을 꼬임(Twist) 기법, 매듭(knot) 기법 등 다양한 기법과 독특한 컬러 조합을 활용한 장갑 예술이 펼쳐진다. 뿐만 아니라 열대 정원에 핀 꽃처럼 전시된 장갑을 통해 익숙한 소재를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루이까또즈는 이번 전시 외에도 지난 11월 스카프 전시회를 시작으로, 올해 5월 주얼리 아트전 등 패션 액세서리를 예술 콘텐츠로 확장한 기획 전시를 꾸준히 진행하며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문구, 기능성 화장품, 커스텀 주얼리 등 11개 브랜드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협업 상품 출시 및 주요 매장을 새롭게 리뉴얼하는 등 다양한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서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물산 여성복 브랜드 구호(KUHO)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가구 디자이너 ‘함도하’와 손잡고 오는 31일까지 한남동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가구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10월 ‘집’을 테마로 한 라이프스타일 매장을 개장한 구호는 2층을 쇼룸으로 활용, 프랑스 아티스트 ‘폴 콕스’와 협업해 작품을 전시한 바 있다. 구호의 이번 전시는 ‘센티멘트(감정)’을 주제로 가구 디자이너로 유명한 ‘함도하’의 의자, 머릿장, 협탁, 조명 등 총 31개의 작품을 전시한다. 더불어 특유의 컬러감과 유기적인 곡선이 돋보이는 아트웍을 접목해 스웻셔츠, 에코백, 파우치, 브로치 등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구성한 ‘아티산’ 라인을 선보였다. 삼성물산의 남성복 브랜드 톰브라운은 지난달 1950년대 스타일의 인테리어를 배경으로 10년간의 아카이브를 보여주는 ‘모던 유니폼(Thom Browne: The Modern Uniform)’ 전시를 진행했다. 전체가 거울로 둘러싸인 공간에 1950년대의 디자인 오브제와 함께 은(銀)으로 도금된 톰브라운의 윙팁슈즈를 만나볼 수 있는 곳부터 대형 박스 안에 런웨이 컬렉션이 전시된 공간까지 톰브라운의 독창적인 디자인 세계를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매장 전체를 라이프스타일 공간으로 변모시킨 사례도 있다. LF의 대표 남성복 브랜드 마에스트로는 지난 9월 현대 목동점에 ‘가지고 싶은 남자의 공간’을 콘셉트로 ‘마에스트로 시그니처 스토어’를 오픈했다. 의류는 물론 가구, 구두 등 남성층 겨냥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함께 판매하는 공간으로 단순히 의류 판매 장소로만 인식돼 왔던 기존 매장 개념을 라이프스타일 체험형 공간으로 한 단계 격상시켰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패션 브랜드들이 기존의 판매 매장과 달리 자연스럽게 체험과 감성을 전달 할 수 있는 제 3의 공간으로 라이프스타일 전시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일상적 소재를 활용한 전시가 누구나 쉽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만큼 앞으로도 전시를 통해 소비자와 교감하는 브랜드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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