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서성일 기자] 김남호 DB손해보험 상무가 2일 단행한 임원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해 김준기 전 회장에 이어 대를 잇는 경영권 승계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김 부사장은 1975년생으로 아직 40대 초반에 불과하지만 창업주인 김준기 전 회장이 물러난 상황에서 ‘오너2세’로서 영향력을 점차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일 DB그룹에 따르면 김남호 상무는 DB손해보험의 DB금융연구소 부사장으로 승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사장은 여러 계열사를 거쳐 지난 2015년 DB금융연구소(DB생명) 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 지난해 인사에서 임원(상무)으로 승진하면서 본격 경영진에 자리했다.
DB그룹은 재무건전성 악화로 여러 계열사를 매각하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 현재는 전자와 금융 중심으로 그룹을 재편 중이다.
그룹의 핵심인 보험업은 전문성이 중시되는 만큼 경영수업을 착실히 쌓은 다음 본격 승계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김준기 전 회장이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사퇴를 결정하면서 승계 시점이 빨라질 것으로 재계는 전망했으며, 이번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해 승계 윤곽이 더욱 구체화된 셈이다.
또한 김 전 회장의 사퇴뿐만 아니라 ‘동부’에서 ‘DB’로의 사명 변경,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등과 관련해 빠르게 조직을 장악할 필요성 때문에 승진 명분은 충분하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김 부사장은 DB Inc. 지분 18.21%, DB손해보험 지분 9.01%를 각각 보유해 두 회사의 최대주주에 위치해 있다.
김 전 회장은 DB Inc. 지분 12.11%, DB손해보험 지분 5.94%를 각각 소유해 2대주주에 머물고 있다.
DB그룹 지분구조상 DB Inc.와 DB손해보험이 각각 제조업 계열사와 금융계열사의 정점에 있는 회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그룹 전반에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는 지분을 들고 있는 셈이다.
다만 DB그룹은 이번 인사가 김 부사장의 경영권 승계나 경영수업과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DB그룹 관계자는 “김 부사장은 현재 DB금융연구소에서 DB금융그룹의 중장기 발전전략을 담당하고 있다”며 “현재 맡고 있는 업무와 역할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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