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서성일 기자] 지난해 인터넷은행 1호인 케이뱅크를 시작으로 카카오뱅크가 연이어 문을 열면서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하며 이슈를 주도했다.
이들 인터넷은행은 스마트폰을 이용한 쉬운 접근성과 서류 간소화, 낮은 대출금리 등을 앞세우며 금융 소비자들을 대거 끌어들이며 선풍적인 고객 증가율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금융권 대출금리를 살펴보면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대출금리가 오히려 대부분의 시중은행 금리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 인터넷은행 설립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10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1호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의 일반신용 대출 평균금리는 4.89%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은 3.69%로 대출금리 집계가 가능한 18개 은행 가운데 금리가 가장 낮았다. KB국민은행(3.72%) NH농협은행(3.73%) 등도 케이뱅크보다 평균 대출금리가 훨씬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군다나 18개 주요 시중 은행 가운데 케이뱅크보다 평균 대출금리가 높은 은행은 7곳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카카오뱅크의 대출금리 역시 3.88%로 집계돼, 비록 케이뱅크보다는 낮지만 주요 시중은행 금리보다 높은 것은 마찬가지였다.
인터넷은행과 시중은행 간 저금리 싸움은 지난해 7월 카카오뱅크 등장 이후 본격화됐다. 하지만 실제로는 8월 한 달을 제외하면 인터넷은행이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책정했다.
케이뱅크는 8월 5.59%→9월 6.48%→10월 6.27%→11월 4.67%로 매달의 금리가 카카오뱅크보다 높았으며, 금리 변동폭도 컸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일반신용대출 평균금리는 8월 3.60%→9월 3.54%→10월 3.56%→11월 3.70%로 지속적인 오름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시중은행들은 KB국민은행은 8월 4.36%→9월 2.71%→10월 3.09%→11월 3.45%로 8월 한달을 제외하고는 케이뱅크와 비교하면 모든 시기 금리가 낮았다. 또 카카오뱅크와 비교해도 평균 대출금리가 낮았다.
지난해 신용대출은 인터넷은행의 출범 영향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말 은행의 마이너스통장·신용대출·상업용 부동산 대출 등으로 구성된 기타대출은 195조800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21조6000억원 급증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인터넷 전문은행이 출범하고, 일부 은행에서 저리 신용대출을 많이 취급해 기타대출이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금융소비자는 대출을 받기 전 인터넷은행과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며 “시중은행보다 대출이 간편하다고 해서 섣불리 인터넷은행의 신용대출을 이용할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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