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조용히 부는 ‘비유탕면’ 바람”
“식품업계, 조용히 부는 ‘비유탕면’ 바람”
  • 채혜린 기자
  • 승인 2018.01.1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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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풀무원
[파이낸셜리뷰=채혜린 기자] 기름에 튀기지 않은 ‘비유탕면’이 지난해 32% 성장하며 올해 라면 시장에 새로운 트렌드를 예고하고 있다. 국민 식품이라 불려도 손색없는 라면은 성장기를 지나 성숙기에 접어든지 오래다. 국내 라면시장은 약 2조원 규모로 지난 5년간 등락은 있었지만 대동소이했다. 최근 라면시장은 1500원대의 프리미엄 중화풍 라면 인기가 줄고 웰빙트렌드가 지속되면서 다소 침체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라면 제조사들은 차별화된 신제품을 경쟁적으로 내놓으며 라면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특히, 기름에 튀긴 ‘유탕면’ 일색이었던 국내 라면시장은 기름에 튀기지 않은 ‘비유탕면’ 신제품들이 속속 나타나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1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국내 ‘비유탕봉지라면’은 지난 2015년 629억원을 기록한 이래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해왔다. 지난해에는 11월까지 약 88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일 기간 대비 32% 성장했다. 라면 성수기인 12월 매출까지 반영하면 작년 비유탕봉지라면의 시장규모는 900억원을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보이며 1000억원까지도 신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비유탕면 시장을 선도한 라면제조사는 풀무원이다. 풀무원식품은 2011년 기름에 튀기지 않은 비유탕면 ‘자연은 맛있다’를 론칭하며 국내 라면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초창기 히트작 ‘자연은 맛있다 꽃게짬뽕’은 출시 2달만에 200만 개를 판매하는 등 인기를 끌며 비유탕면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반면 한계점도 있었다. 비유탕면은 기름에 튀긴 유탕면에 비해 포화지방이 매우 낮아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 일품이지만 자극적인 맛에 익숙했던 라면 마니아들에게는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비유탕면에 대한 선입견을 바꾼 제품은 풀무원이 지난 2016년 출시한 육개장칼국수(이하 육칼)다. 육칼은 쫄깃한 면발과 대중들이 선호는 진한 국물로 비유탕면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며, 출시 6개월만에 2000만 개를 판매하고 국내 봉지라면 매출 톱10 안에 진입하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육칼의 성공 이후 풀무원은 지난해 브랜드명을 ‘자연은 맛있다’에서 ‘생면식감’으로 리뉴얼하며 비유탕면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생면식감(生麵食感)’은 튀기지 않고 바람에 말린 생면 특유의 쫄깃한 식감을 직관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풀무원은 최근 국내 라면업계 최초로 일본식 라멘인 ‘생면식감 돈코츠라멘’을 출시했다. 기름에 튀긴 ‘유탕면’이 주류인 국내 라면시장에서 일본식 ‘라멘’은 국물과 면의 조화로운 밸런스 조절이 어려워 소비자 눈높이에 맞는 제품 개발이 쉽지 않았다. 풀무원은 일본 현지서 라멘 조리 시 튀기지 않은 ‘생면’을 사용하는 것에 착안했다. 그 동안 쌓은 비유탕면 노하우를 총집합, 일본식 라멘에 최적화된 면발을 개발해 제대로 된 돈코츠라멘을 만든 것이다. 풀무원 외 다른 라면 제조사들도 비유탕면 신제품을 출시하며 제품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농심은 지난 2016년 말 ‘얼큰장칼국수’를 삼양식품은 2017년 ‘파듬뿍육개장’을 선보였다. 모두 비유탕면이다. 유통업계도 비유탕면 트렌드에 주목하고 있으며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이미 풀무원과 함께 ‘비유탕면 특설 매대’를 기획했다. 오는 13일 전국 홈플러스 110여 개 매장에 ‘비유탕면 특설 매대’를 설치하여 소비자 입맛 잡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풀무원식품 관계자는 “그 동안 국내 라면은 빨간국물, 하얀국물 등 스프 개발이 관건이었지만 2015년 굵은 면발의 중화풍 라면이 인기를 끌면서 많은 소비자들이 면의 식감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풀무원 생면식감은 유탕면 일색인 국내 라면 시장에서 비유탕면만이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이며 라면 시장 트렌드를 선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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