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이 주도할 수 있는 환경 시급히 만들어야
[파이낸셜리뷰=남인영 기자] K-POP과 드라마, 영화 등 한류 문화컨텐츠가 우리 경제의 한 축으로 자리잡았다는 데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
이런 한류 열풍을 통한 한국의 문화콘텐츠는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것으로 입증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정부나 공공기관들이 문화콘텐츠 산업의 잠재력을 제대로 살리고 있는지 의문이 생긴다.
10일 새누리당 곽상도 의원에 따르면 중국 거대 자본 앞에 우리 문화콘텐츠 산업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인돼 눈길을 끌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곽상도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한류 문화콘텐츠의 수출액은 3조 1434억원(28억 2300만 달러)이다.
또한 곽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음악과 게임, 영화 등 문화콘텐츠 산업 전반에 걸쳐 중국의 투자액이 확인된 액수는 약 1조 9631억원으로 한류 문화콘텐츠 수출액의 62.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야별 투자액은 게임이 8308억원(42.3%)으로 가장 많았으며, 음악 5291억원(26.9%), 캐릭터 2300억원(11.7%), 엔터테인먼트 1143억원(5.8%), 방송 1133억원(5.8%), 영화 871억원((4.4%) 등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중국의 게임기업 ‘텐센트’는 우리나라 대표 게임기업인 ‘넷마블’에 5330억원, YG엔터테인먼트에 3889억원(3500만달러) 등 5곳에 1조 1019억원을 투자하면서 국내 게임 시장 등을 잠식하고 있다.
다만, 기업들이 영업활동과 관련한 사항으로 비공개로 진행해 정확한 투자금액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에는 중국 기업들이 한국 게임사 등에 지분 투자만 하던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회사 자체를 사들이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조사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중국 기업의 한국기업 M&A 거래건수는 33건으로 전년 대비 3배 많아졌다.
중국 기업이 관심 있는 한국 기업업종은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전환되고 있고, 특히 문화콘텐츠 분야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33건 가운데 24건이 엔터테인먼트, 게임, 소프트웨어, 보험 등 서비스업(73%)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중국 기업의 투자와 인수·합병(M&A)이 확대되면서 우리의 기술유출과 경쟁력 상실이 문화콘텐츠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이다.
아울러 게임업계에서는 셧다운제 등 규제로 침체된 국내 게임업계에 대한 중국 투자를 환영하기도 하지만 국내 게임시장이 중국 자본에 잠식될 수 있다는 걱정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곽 의원은 “중국의 잠식 우려를 잠재우고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한·중 간 사업 교류에서 국내 기업이 주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곽 의원은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고 안정된 경영기반을 갖출 수 있게 규제를 철폐하고, 국내 기업 간 M&A를 촉진 지원방안을 마련하는 등 토종 대항마를 위한 확실한 대책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