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정순길 기자] 고공행진을 거듭하는 전세가격 영향으로 서울을 떠나 경기도로 이주하는 서민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들은 서울 시내 전세 실수요자들이 ‘가격 상승’과 ‘매물 부족’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첫 주 서울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0.08% 상승, 전주 대비 0.1%포인트 상승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서울 전셋가 고공행진은 전반적 가격 수준을 보여주는 아파트 전세 중위가격(전세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앙에 위치하는 값) 변화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강남권 전세 중위가격은 5억144만원으로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3년 4월 이후 처음 5억원을 넘었다.
강북권 전세 중위가격은 3억4875만원이었다. 강남에서는 5억원, 강북에서는 3억4000만원은 있어야 전세살이가 가능한 셈이다.
이와 함께 전세 매물 부족도 세입자를 곤혹스럽게 하는 조건이다. 이달 1~12일 서울 전세 거래량은 3786건으로, 숫자만 놓고 보면 9월 한 달 동안 1만186건의 전세가 거래됐던 지난해와 비슷한 흐름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전셋가 급등이 전세 인구의 원활한 이동을 가로막고 있는 데다가, 올해부터 본격화된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우회하기 위해 규제가 덜한 전세자금대출을 편법 활용하는 사례가 급증하면서 사실상 전세 물량이 줄어드는 효과를 내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강북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친지 명의를 빌려 허위 전세계약을 맺어 대출을 낸 뒤 주택구입 자금으로 삼는 일이 빈발하고 있다”고 귀뜸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서울살이를 포기하는 세입자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상반기 서울을 떠나 경기도로 이주한 인구는 18만6993명이었고, 7월에도 9401명이 서울을 떠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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