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전역에 강타한 돼지열병
아시아 전역에서는 돼지열병이 확산되고 있다. 현재 집계된 국가만도 7개국이다. 불과 1년전 처음 발생한 것과 비교한다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고, 유럽 일부 국가에서도 돼지열병으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세계동물보건기구에 따르면 돼지열병이 발병한 국가는 19개국이다. 유럽에서는 불가리아를 비롯한 10개 국가에서 아시아에서는 우리나라와 중국, 홍콩 등 7개 국가에서, 아프리카에서 2개국이다. 문제는 돼지열병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돼지열병의 전염 속도가 워낙 빠르기 때문에 방역이 전염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다. 이로 인해 국제사회에서 돼지고기 가격이 요동을 치고 있다. 국제 돼지고기의 절반 정도가 중국에서 소비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의 가격 변동이 결국 국제 돼지고기 가격 변동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중국 정부에 따르면 올 7월 기준 중국 돼지 사육마릿수는 지난해 7월보다 32.2%, 모돈은 31.9% 줄어들었다. 또한 8월 돼지고기 가격은 지난해 같은 때보다 47.7% 올랐다. 그야말로 기록적인 폭등이다. 중국은 가격 안정을 위해 유럽산 돼지고기를 수입하고 있다. 이로 인해 유럽산 돼지고기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문제는 유럽에서도 돼지열병 발병 국가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돼지열병 발병국가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돼지고기 수급에 차질을 빚게 되면서 가격이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중국이 손 내밀 수 있는 마지막 국가는 ‘미국’?
결국 중국이 손 내밀 수 있는 마지막 국가는 미국이다. 그런데 현재 중국은 미국과 미중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에 지난해 4월과 7일 미국산 돼지고기에 대해 25% 관세 부과 방침을 밝혔다. 그리고 올해 초에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량이 줄어들었다. 중국의 돼지고기 가격 폭등 원인 중 하나가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미국산 돼지고기 추가 관세에 대해 면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돼지열병 발병으로 인한 돼지고기 가격 폭등을 안정시키기 위해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이 필요하다고 중국 정부가 판단했기 때문이다. 가오펑(出行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지난 12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 기업들이 이미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위해 가격 문의를 시작했다”면서 “대두와 돼지고기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이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선의의 제스처로서 2천500억 달러(약 298조원) 규모의 (중국산) 상품에 대한 관세 인상을 10월 1일에서 10월 15일로 옮기기로 합의했다”면서 추가 관세 부과에 대한 연기를 이야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결정이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의 요청과 중국이 건국 70주년 국경절(10월1일)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에 기인한 것”이라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미국 전역에도 돼지열병 발병 가능성 있어
하지만 문제는 미국에도 돼지열병 발병할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 있다는 점이다. 돼지열병의 전염 속도가 워낙 빠른데다 그 전염 방법도 다양하기 때문이다. 만약 미국에도 돼지열병이 발병한다면 국제사회에서 돼지고기 가격은 천정을 모르고 치솟을 가능성이 높다. 돼지열병이 발병한 우리나라로서도 미국산 돼지고기의 가격이 상승하게 된다면 그에 따른 경제적 파장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