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이정우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인한 경제적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재난 기본소득’이 정치권의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국민들에게 100만원의 기본소득을 제공하자는 것이 김경수 경남지사의 요구다. 이에 대해 여권 광역시장들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보였다.
야당인 미래통합당 역시 ‘기본소득’ 논의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정치권에서는 기본소득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기본소득을 실시하기에는 몇 가지 위험한 사안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김경수가 쏘아올리 작은 공
발단은 이재웅 쏘카 대표이다. 이 대표는 한달간 소상공인, 프리랜서, 비정규직 등에 한해 50만원을 제공하는 ‘부분 기본소득’ 방식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제안했다.
이것을 김경수 지사가 받아들여서 ‘전국민 대상 재난기본소득 1인당 100만원’을 제안했다. 다만 재난 기본소득이 필요하지 않은 고소득층에 대해서는 내년 세금 형태로 다시 거둬들인다는 것이다. 즉, 우리 국민 모두에게 100만원씩 지급하지만 고소득층은 내년 세금을 통해 다시 걷는다는 방식이다.
이같은 방식을 꺼낸 이유는 ‘소비 진작’ 때문이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경제가 위축되면서 서민들의 지갑이 얇아지고 그로 인해 소비가 위축되면서 생산 역시 위축되는 악순환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끊어내기 위해 전국민 기본소득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지갑이 두둑해지면 그로 인해 소비가 늘어나게 되고, 이에 생산도 늘어나고, 일자리가 창출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경제계에서도 나쁘지 않다는 반응이다. 현재와 같은 비상시국에서는 전국민에게 기본소득을 제공함으로써 경제를 활성화 시키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재명 경기지사는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밝혔고, 더불어민주당 내 김민석 포용국가비전위원회 위원장 역시 찬성의 뜻을 보였다.
야당들도 기본소득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지난 2일 기본소득에 대해 입장을 밝혔는데 “이 정도 과감성이 있는 대책이어야 특효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 역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 대한 재난 기본소득 지급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고 박주현 민생당 공동대표와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도 “코로나 19, 위기에 처한 국민에게 한시적 기본소득을 지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정청, 모두 난색
이에 당정청은 모두 난색을 표했다. 수십조원의 예산을 국회에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점이다.현재 미래통합당도 ‘기본소득’에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총선을 앞두고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을 수 없다. 총선용 선심성 정책이라는 이야기다.
더욱이 이번 추경에 기본소득을 첨가할 경우 추경 처리 속도는 더욱 느려진다. 오는 17일까지 추경을 처리할 예정인데 기본소득을 넣을 경우 17일을 넘어서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이번 추경에서 기본소득이 첨가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이야기가 지배적이다. 다만 앞으로 논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워낙 경기가 위축됐기 때문에 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결국 기본소득 논의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정치권과 경제계의 공통된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