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리뷰] 위기의 아베, 돌파구는 ‘혐한’?
[국제리뷰] 위기의 아베, 돌파구는 ‘혐한’?
  • 남인영 기자
  • 승인 2020.04.29 1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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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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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남인영 기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정치적 입지가 상당히 좁아지고 있다. 일본 유권자 66%가 아베 총리의 재임에 반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국민적 신뢰가 땅에 떨어진 형국이다. 이에 자민당 내부에서도 反아베 연합 전선이 형성되고 있다. 아베 총리로서는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 필요하다. 이런 이유로 혐한 프레임을 내세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유권자 66%가 연임 반대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유권자를 대상으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 66%가 자민당 당 규칙을 개정해 총재로 4기 연임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아베 총리가 4번째 자민당 총재를 연임하면서 총리에 유임하는 것을 찬성하는 여론은 26%로 나타났다. 다만 자민당 지지층에서는 찬성이 48%, 반대가 46%로 비슷하게 나왔다. 즉, 자민당 내부를 확실하게 장악하면 아베 총리의 연임도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아베 총리의 자민당 총재 임기는 현행 당 규칙에 따라 3기 연임만 할 수 있기에 오는 2021년 9월이면 임기가 끝난다. 일본 유권자 66%가 연임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자민당 총재가 되면 총리를 다시 할 수 있기 때문에 자민당 내부의 권력 투쟁에서 과연 아베 총리가 승리할 수 있느냐가 가장 큰 관건이다. 이에 자민당 내부에서도 反아베 전선이 형성되고 있다. 아베 총리의 연임을 막아보겠다는 후보들이 반아베 연합 전선을 구축하고 있는 셈이다.

코로나 발병 축소에 아베노마스크까지

아베 총리가 국민에게 인기가 없어진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코로나19가 발병됐지만 은폐 혹은 축소했다는 의혹이 꾸준하게 제기됐다. 특히 도쿄올림픽을 앞두면서 발병을 은폐하거나 축소했을 것이라는 의문은 계속 제기돼왔다. 또한 전 가구에 면마스크 2장씩을 무상으로 배포하는 이른바 ‘아베노마스크’(아베의 마스크). 그럴듯해 보이지만 ‘불량 딱지’가 붙으면서 거센 비판을 불렀다. 여기에 아베 총리는 지난 1일 새 학기를 축하하는 메시지 영상에서 “코로나19는 여러분들 인생에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하는 등 국민적 공분을 샀다. 게다가 긴급히 내놓은 경제 대책으로 현금 지급을 제안했는데 가구당 30만엔(약 340만원)이다. 그런데 연립 여당인 공명당 등에서 반발하면서 국민 1인당 10만엔(약 113만원)으로 정책이 갈팡질팡하면서 국민들이 등을 돌렸다.

국민은 등 돌렸음에도 자민당만 잡으면

국민이 이처럼 등을 돌렸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의원내각제이기 때문에 자민당 당권만 잡으면 총리가 되는 것은 문제가 없다. 이런 이유로 아베 총리는 자민당 권력투쟁 한복판에 서있다. 자신의 정치적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결국 선택한 것은 혐한 프레임이다. 최근 우리나라 코로나19 진단키트 일본 지원에 대해 일본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지원에 관한 구체적인 의견교환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지난 21일 일본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경제재생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일부 파친코 점포가 코로나19 관련 정부의 휴업 요청을 따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는 결국 재일 한국인을 차별하겠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파친코점은 재일 한국인이 많이 운영하는 업체이기 때문이다. 이에 아베 정부가 조만간 재일교포 탄압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혐한 프레임을 통해 아베 총리는 정치적 입지를 넓히는 동시에 자민당의 당권 장악에 나설 것으로 예측된다. 자민당 당권만 잡으면 일본 국민의 호불호와는 관계 없이 총리를 거머쥘 수 있기 때문에 아베 총리는 ‘일본 국민’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자민당’을 바라보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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