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전민수 기자] 의대 정원 증원 정책에 반발해 집단 휴진에 들어갔던 사태가 전공의들의 복귀로 일단락 되는 분위기다. 문제는 내년도 의사 국가고시에 응시한 의대생이 14%에 불과하다는 것이 드러나면서 응시를 하지 않은 의대생 구제 여부를 두고 의료계와 정부의 2차 충돌이 불가피하다.
의대생들은 의대 정원 증원 정책에 반발하면서 의사 국가고시에 응시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의사 고시에 응시한 의대생은 446명으로 전체 응시 대상자 3천172명 중 14%에 불과했다.
즉, 나머지 86%는 내년에 다시 시험을 치러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의사 인력 수급에 차질을 빚게 되기 때문이다.
더 이상 구제는 없다
정부는 이미 응시 기한을 연장하고 시험날짜까지 일주일로 미뤘다면서 더 이상 연기가 없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다른 국가시험과의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들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대변인은 “법과 원칙의 문제이며 국가시험은 의사 국가시험뿐만 아니라 수많은 시험에 공통적으로 적용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면서 형평성 논란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의사고시만 예외적으로 인정할 경우 훗날 다른 국가시험의 경우에도 의사와 같은 집단행동 후 똑같이 구제해달라고 요구하면 그 요구를 수용해야 하기 때문에 형평성 논란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구제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천재지변’과 같은 사태가 발생하거나 코로나19 등 전염병 치료에 의해 국가고시를 볼 수 없는 상황이 도래했을 경우 등이다.
따라서 정부는 의대생들의 집단행동으로 인한 국가고시 거부 사태에 대해 구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매년 3천명 가량의 의사를 배출하지 않으면 병원 인턴, 공중보건의, 군의관 수급에 차질을 빚을 우려가 있지만 정부는 당장 큰 문제는 없다고 판단하고, 필수적인 분야 중심으로 인력 배치를 하고 정규 의사를 고용하는 방식으로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의사협회·전공의협회 반발
하지만 의사협회와 전공의협의회는 의대생 구제를 정부에 요청했다. 만약 정부가 이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지난 4일 합의는 더 이상 의미를 갖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대생들의 국가시험 거부는 일방적인 보건의료정책에 대한 정당한 항의라면서 모든 의대생이 응시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공의협의회는 2주내로 의대생 구제가 없을 경우 단체행동 수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여론은 정부 편
다만 여론은 정부 편이다. 의사 국가고시 응시를 취소한 의대생을 구제하지 말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40만명을 넘었다.
또한 각종 인터넷 뉴스 댓글에는 자발적으로 집단행동을 한 의대생이기 때문에 굳이 구제를 해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한 누리꾼은 “이번에 응시를 하지 않으면 내년에 응시를 하면 된다. 100세 인생 중 1년은 그리 긴 시간은 아니다”면서 응시 거부를 했으면 구제를 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의사고시를 거부하는 응시생에게 응시의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오히려 불공정에 위배된다면서 문재인 정부가 만약 응시생에게 응시의 기회를 부여한다면 자신들이 집단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경고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