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전민수 기자] 건설현장이 이제 남성의 전용 장소가 아니라 여성 노동자들도 많이 진출한 현장이기도 하다. 하지만 화장실도 없는 건설현장이기 때문에 여성 건설노동자들은 성폭력에 만연해 있다.
민주노총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은 17일 이같은 현상에 대해 지적했다. 지난해 통계청 기준으로 건설업 전체 노동자는 약 200만명인데 여성은 약 20만명으로 10%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여성 건설노동자들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채용, 임금, 직무 등에서 차별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화장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건설현장에는 화장실, 탈의실, 휴게실 등 편의시설이 턱없이 부족해지면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채용을 거부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여성을 채용하지 않으면서 편의시설은 더 확충해지지 않고, 그것이 다시 여성 채용을 꺼리게 하는 등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
또한 여성 건설노동자들은 업무와 무관한 일을 지시받거나 임금을 차별 받고 교육훈련의 기회도 공평하게 제공 받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건설현장의 노동자들은 대부분 임시 및 일용직 노동자들로 각 공정별로 짧은 기간 현장에서 노동하고 이동하는 관계로 현행 남녀고용평등과 일, 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의 년1회 의무 교육인 직장내 성희롱 예방교육 조차 없어 성희롱이 무엇인지 조차 모르고 있으며 성희롱·성폭력사고 발생 시 대처 방법조차 숙지하고 있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남성에 비해 낮은 숙련 요구되는 일에 배정
또한 건설현장에서 여성 노동자가 경험한 성차별 및 성희롱 실태를 조사한 결과, 다수의 남성 노동자들 속에 노동하고 있는 여성노동자들은 건설현장에 진입당시부터 낮은 숙련이 요구되는 일에 배정됨으로써 경력이 쌓여도 조력공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빈번하고 기능습득 기회도 차별을 받게 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와 같은 구조적 성차별을 해소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성차별 외에 여성노동자들은 여러 종류의 성희롱을 업무와 관계된 곳에서, 업무와 관계된 동료와 상급자들로부터 상시적으로 당하고 있고, 그것으로 인한 대응절차 조차 모르고 ‘혼자 참고 넘기거나 지인에게 이야기 하는 것으로 참는다’ 는 응답이 70%가 넘게 나왔다.
성희롱 문제는 여성들이 건설현장에 진입을 꺼리게 하거나 진입한 이후에도 근로를 지속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성희롱 문제를 산업안전문제로 규정하고 이를 예방·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성희롱·성차별 문제에 대해 건설현장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해결방안을 적극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
성평등 건설 현장 만들어야
민노총은 여성노동자들이 건설 산업 안으로 많이 유입되게 하려면 성평등한 건설현장 구축 및 여성건설노동자의 노동이 존중되는 정책 제안과 더불어 건설근로자 고용개선 기본계획 수립 단계부터 여성위원의 참여를 보장해 성 평등한 건설 현장을 만들기 위한 기초 마련을 요구했다.
또한 건설현장 내 만연한 성폭력 피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성희롱 예방교육 및 성평등 교육을 매월 산업안전보건교육 시간에 의무교육 실시를 요구했다.
아울러 건설현장의 성별분업 인식을 바로 잡기 위한 공공기관 및 민간기관 기능훈련과 취업알선 사업담당자들의 ‘성인지 교육 및 성평등 의식 향상 교육’ 실시 요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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